입력
수정
포대 전력 및 상륙·강습부대 등 대만 기습 공격 능력 크게 강화 해상·공중 동시 압박 전술

중국이 대만에 대한 기습 공격 능력을 대폭 향상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만 인근 해협과 공중에 수시로 전력을 배치하며 사실상 상시 전쟁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中 군사 세력 진화 중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의 고위 군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공군과 미사일 부대는 평시에서 전시 체제로 언제든지 전환할 수 있을 수준으로 역량이 고도화됐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대만 국방 관계자들이 FT에 전한 바에 의하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대만 상륙을 위한 주요 항구 인근에서 상시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육군 항공부대 또한 지속적인 공중강하 훈련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PLA 전투기는 월 평균 245회 이상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고 있다. 10회 미만이었던 5년 전보다 대폭 늘었다. FT는 “과거 사실상의 경계선으로 여겨졌던 대만해협 중간선을 월 120회 넘게 넘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대만에 대한 공중 압박이 명백히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신형 전투기로 공중 전투반경 확대
중국은 작년 10월 하루 동안 전투기 153대를 대만 인근에 출격시키는 등 공중 역량을 과시하며 도발을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만 국방부 당국자는 중국 공군이 해안 기지에서 연료를 보급하지 않고도 중국 내륙 기지에서 출격해 대만에서 작전할 수 있는 신형 전투기 J-10, J-11, J-16, J-20과 Y-20 공중급유기를 도입해 전투반경을 확대했다고 짚었다.
해군력도 급격히 강화됐다. 2022년 이후 PLA 해군은 중국 군함이 태평양으로 진입하는 사실상 유일한 경로인 미야코해협과 바시해협에 전력을 자주 배치하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도 진행됐다. 직접적인 군사적 공격은 아니지만 올해 1월부터 대만 지역 해저 케이블이 잇따라 절단되고, 지난 3월에는 대만 해군 상륙함과 중국 어선이 충돌하는 등 대만을 위협하기 위한 중국 측 공작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두고 미국 국방부는 ‘통일 전쟁 예행 연습’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상군 전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2015년 시작한 인민해방군 지휘통제구조 개혁 작업의 결과 대규모 육군 부대들이 기동성을 높인 소규모 편제로 분할됐는데, 여기에는 대만을 마주한 해안지대에 배치된 6개의 상륙여단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 육군참모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조슈아 애로스테기 교수는 "인민해방군의 대만에 대한 집중과 실질적인 전쟁 능력의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中 대만 포위는 연습 아닌 리허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27년 양안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설은 시 주석이 3연임을 결정한 2022년 10월 제20차 당 대회를 전후로 미국 언론을 통해 불거져나왔다.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대만을 침공해 통일이라는 업적을 이뤄 3연임 정당성을 이루려 한다는 것이 근거였다.
또한 2027년이 4년마다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 직전이라는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약화)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2027년은 중국이 볼 때 양안 통일에 가장 적격인 시기인 것이 분명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여기에 최근 미국 사령관의 경고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사무엘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대장)은 최근 하와이에서 20여 개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과 함께 가진 행사에서 “지난해 중국은 단 하루 만에 대만 주변에 152척의 군함과 상륙부대의 4분의 3, 수십개 여단을 배치하는 ‘공격적인 기동’을 감행했다”며 “이건 연습이 아니라 리허설이다. 중국은 매우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 및 잠수함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군함을 포함한 무기체계 생산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빠르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군함이 지난 2월 호주 남동부 해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며 “중국이 글로벌 군사 세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파파로 사령관은 “2027년은 침공 일정이 아닌 준비 완료 목표 시점”이라며 “로켓 전력과 감시 정찰을 위한 위성 체계 등 일부 목표는 중국 군이 이미 달성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