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지금까지 매우 편리한 가정에 의거해 통화정책을 실행해 왔다. 모든 기업들이 금리 변동에 평균적으로 반응한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의 역할은 전혀 동일하거나 평균적이지 않다. 규모가 대부분을 결정한다.

경제학 분야, 성차별 존재 성역할 고정관념 영향 커 경제 전문가 선정 시 객관적 기준 적용부터

경제학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중대한 모순으로 스스로를 갉아 먹고 있다. 바로 구조화된 성차별이다.

올봄 서울 남대문 시장에만 가도 글로벌 무역 양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산 전기밥솥과 일본 헤어드라이어로 넘치던 시장에 한껏 가격을 내린 샤오미 로봇 청소기들이 눈에 띈다. 2년 만에 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내걸었다. 세관 당국은 라벨을 바꿔 단 중국 수출품을 단속하느라 쉴 틈이 없다. 145%에 달하는 미국 관세를 피해 한국을 거치려는 중국 제품이 1분기에만 295억 달러(약 42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스는 10년을 넘는 혼란을 가까스로 넘기고 금융 위기에서 벗어났다. 수많은 좀비 기업(Zombie firms)과 누적된 부실 대출로 국가 경제가 마비에 빠졌지만 마침내 은행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스의 사례는 ‘살아있는 시체들’로 뒤덮인 다른 나라들이 참고할 만한 교훈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제 효과 발현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편리한 가정을 따라 움직였다. 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정책은 6개월은 지나야 정책 효과가 정점에 이르고 이후 2년에 걸쳐 사그라든다고 여겨졌다. 기다리면서 지켜보고 수정하는 호사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이런 예측 모델은 구시대적 유물이 됐다.

경제적 붕괴든 정치적 혼란이든, 아니면 제도적 부패든 위기가 닥치면 영향을 받은 지역은 쇠락하지만 사람은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격변의 시기에 안전망을 확보하는 방법은 무너진 지역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역사적 사례를 분석한 최근 연구는 장기적인 번영은 무너진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든 해외든 ‘지역’이 아닌 ‘이동’(mobility)이 미래 세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 근무의 일상화는 근무 형태만이 아니라 주택 수요의 양상까지 바꿨다. 전 세계 도시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근로자들은 사무실 접근성 대신 널찍한 집과 채광, 옥외 활동 등을 중요시하게 됐다. 고소득에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이로 인해 수많은 저소득 가구가 기존 주거지에서 쫓겨나며 주택 빈부 격차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 무역은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제공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탈출구는 점점 좁고 험해지고 있다. 강대국 간 무역 전쟁과 기술 변화 속에서 이들이 생존과 발전을 도모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저성장이 일상화된 세계에서 또 하나의 우려가 번지고 있다.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대중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함께 식고 있다는 것이다. 침체가 지속된다면 국가 관리와 정책 실행에 미칠 악영향은 생각보다 커 보인다.

지정학적 갈등이 깊어지고 각국의 동맹국이 뒤바뀌는 상황이 이어지며 글로벌 무역에서도 새로운 풍조가 자리를 잡고 있다. 가격도 효율성도 아닌 정치적 입장이 기업 의사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일수록 기업의 공급망 관련 의사 결정을 정부의 대외 정책과 일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의사 결정 방식이 기업 가치 및 영업이익 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세기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위상은 극적인 반전을 겪었다. 다수의 선진국에 교역 상대방으로 자리했던 중국은 이제 가공할 경쟁자로 부상했다. 그것도 자동차 및 기계와 같은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다. ‘경제 자립’을 슬로건으로 선진 경제권의 수입 목록과 자국의 수출 품목을 일치시키려는 전략 실행의 결과다.

올해 4월은 세계 무역의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고 기록될 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정점을 보여주는 트럼프(Trump) 대통령의 포괄적 관세 인상은 상대국들만 경악하게 한 것이 아니라 수 세기 동안 글로벌 무역을 지배해 온 기본 정신을 부정한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 글로벌 무역은 그야말로 격변을 겪고 있다. 오래된 관계가 무너지고 새롭게 세워지는 무역 장벽은 국가 간 거래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시스템(European System of Central Banks, 유럽중앙은행과 유럽연합 회원국 중앙은행을 포함하는 네트워크, 이하 ESCB)은 극단적 보호무역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유럽연합(EU) 기구들과 중앙은행, 국제기구 간의 긴밀한 협력도 주문하고 있다.

임대료 규제 정책은 논란이 많은 주제다. 임차인의 비용 부담을 덜고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긍정론도 있지만 시장을 왜곡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많다. 최근 스페인의 카탈루냐(Catalonia)가 실시한 임대료 상한제를 통해 정부 주택 임대 시장 개입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노르딕(Nordic)으로 불리는 북유럽 국가들은 높은 수준의 경제 발전과 평등을 조화시킨 사례로 칭송받아 왔다. 오랜 기간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성공 공식으로 평가받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요소가 북유럽 경제 체제를 가능하게 하며 이것은 다른 국가들로 전이될 수 있을까?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무엇 때문일까?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는 학업적 성취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대학 진학 여부는 물론 전공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학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아일랜드에서 진행된 연구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낮을 뿐 아니라, 진학한다 해도 보수가 더 적은 전공을 선택한다고 밝히고 있다. 졸업 후에도 소득 격차가 이어지는 원인이 대학원 진학률 자체보다 전공 선택에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2022년 두 가치 절박한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 휴직 혜택을 확대했다. 유사 이래 가장 낮은 출산율과 심각한 노동 시장 성별 격차 때문이다.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 끝에 2023년 0.72로 세계 최저를 기록한 한국의 고민은 크다. 또한 한국 노동 시장 참여율의 성별 격차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정부는 소득 수준에 비례하되 전체적으로 혜택을 높인 유럽식 육아 휴직 제도를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불러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미국을 향하는 전체 수입품에 대한 최소 10%의 기본 관세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의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다. 트럼프 관세가 EU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유럽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지난 1월 실시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는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2021년 기준 세계 인구의 73%가 인구 유지에 필요한 여성 한 명당 자녀 수 2.1명 이하 지역에서 살아간다. 1960년에는 해당 수치가 4.3%에 불과했다. 출산율 감소는 경제 성장률 둔화는 물론 사회복지제도와 노동 시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가 공식 발표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경제학자들의 계산에 의해 밝혀졌다. 융자금, 투자금, 장비 지원 등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지원이 현금 예산으로 합산돼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여전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단일 지원국임이 분명하지만 지원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