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대만 정치는 작년 총선 이후 입법 정체가 이어지고 이에 책임을 묻는 소환 투표(recall election) 요구가 급증하며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빗발치는 소환 요구는 해당 제도의 장점과 한계에 대한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는 주장과 정쟁의 도구라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틱톡(TikTok) 사용이 금지되며 중국 본토의 라이프스타일 앱인 레드노트(RedNote)가 수백만 미국인들의 대체재가 됐다. 지난 1월 단 이틀 만에 백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레드노트로 몰리며 국경을 넘은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 밖에서는 거의 아는 사람이 없던 레드노트는 미국인과 중국인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 빠르게 변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문제는 중국 당국의 전통적인 검열 방식이다. 그간의 방식처럼 레드노트도 국내용과 해외용으로 분리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의 공격적인 산업정책과 제조업 중심 진흥책이 글로벌 무역 양상을 뒤흔드는 가운데 아시아 중진국들(middle-income economies)에 가장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의 기술 집약적 산업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아시아 중진국들은 1차 산업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장기적 경제 목표 달성에 결정적 장애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2024년은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거세지는 도발에 효과적인 반격을 가한 한 해였다. 고조되는 갈등과 군사력 배치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반면 중국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자원 개발과 방어력 강화는 물론, 국제 협력 시도도 막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중국의 전략적 패배로 보인다.
일본 엔화 가치가 최근 50년 내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며 추락하는 가운데 일본 경제가 느끼는 압박도 크다. 엔화 가치 절하가 수입품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및 재정 압박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광 산업 호황과 일본 국적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성 증대와 같은 긍정적 요소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첨단 산업과 다변화한 수출 시장 등도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로 인도의 무역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은 인도의 제약, 섬유, 정보통신(이하 IT) 등 핵심 산업 수출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어려운 환경을 헤쳐가기 위해 인도는 미국과 관세율 인하를 위한 양자 간 협상에 나서는 한편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국의 이민 정책도 인도의 IT 및 아웃소싱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장 확장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인상적인 성장을 이어가던 인도 경제가 성장률 하락으로 고민에 빠졌다. 아직 주요 경제 대국(major economies, GDP 상위 5개국) 가운데는 가장 높은 성장률이지만 소비 수요 둔화로 2024~25 회계연도 전망 또한 어둡다. 인도가 성장 엔진을 재점화하려면 막대한 수의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화하고 제조업 부문을 강화하는 구조적 개혁이 필수적이다.
세계가 다극화(multipolarity)를 향해 가면서 동남아시아(이하 동남아) 국가들도 외교 및 경제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이 ASEAN(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이하 아세안) 소속 국가들이 파트너십 다변화의 일환으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가 연합) 참여를 진행한 점이다. 참가국들에는 획기적인 경제적 기회를 안겨줄 수 있지만 아세안 연합의 단결과 중심적 위치가 유지될지 의문이다.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은 천연자원을 지정학적 갈등에 활용하는 오랜 전략의 일환이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국방 기술 등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규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서자 중국 역시 반도체 핵심 소재인 주요 광물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전략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높이려는 베트남의 야심 찬 경제 개혁이 닻을 올렸다.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전통적인 저부가가치 제조업에서 벗어나 첨단기술 개발과 기반 시설 확장, 전면적인 제도 개혁을 단행하려는 베트남의 목표는 명확하다. 2045년까지 고소득국으로 올라섬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경제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다지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는 미국을 제2차세계대전 이후 전례 없는 보호무역주의 시대로 다시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보복 관세보다는 미국 제약 및 빅테크 기업에 현저히 유리한 지식재산권 규정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가 힘을 합쳐 자유 무역 체제를 지켜낼 것도 주문한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국제 사회에서 지위를 한층 굳건히 했으나 국내 현실은 갈수록 참혹해지고 있다. 정권이 러시아와의 무역 및 대외 관계 다변화를 축하하는 사이 식료품 가격 인상과 환율 폭등, 통제 강화 등으로 일반 국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이러한 국내외 현실의 대비는 북한 정권의 야심과 인민들의 삶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생겼음을 말해 준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값싼 중국산 제품들의 대규모 유입이 미칠 경제적 충격에 잔뜩 움츠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 조치의 여파다.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을 향하던 중국산 제품들이 동남아시아(이하 동남아)를 비롯한 타지역으로 흘러 들어가 지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작년 대만 대선은 민진당(Democratic Progressive Party, DPP)이 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는 했지만 국회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면서 반쪽짜리 정부를 낳았다. 야당인 국민당(Kuomintang, KMT)-대만 국민당(Taiwan People's Party, TPP) 연합도 논란과 내부 스캔들로 이미 분열된 정치 지형에 복잡성을 더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그대로인데 미국의 입장은 트럼프(Trump) 대통령 복귀로 안개 속에 있다. 내부 분열과 양안 관계에 더해 강대국 간 힘겨루기까지 삼중고가 대만을 힘들게 한다.
2018년 미중 무역 갈등 촉발 이후 많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공급망을 다변화해 왔다. 하지만 이미 제조 역량과 핵심 자원을 일부 국가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각국의 공급망 다변화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생산 및 공급망의 동맹국 이전)과 산업 정책(Industrial policy, 특정 산업 및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전략)을 통한 정부 개입의 증가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이미 악화일로에 있는 전 세계의 지정학적 갈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경제 및 안보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 집권 기간 구축된 강력한 경제 안보 협력은 제도적 협력보다 개별 사안에 대한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성향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미일 동맹은 깨지지 않고 지속되겠지만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주일 미군에 대한 분담금 증액 요구는 양국 관계를 시험대에 오르게 할 전망이다.
2023년 5월 실시된 동남아시아 정치 및 관료 엘리트 500명에 대한 설문 조사는 해당 지역에 중국 주도 지역 질서에 대한 반감이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크게 확장됐음에도 동남아 엘리트들은 중국의 수직적 통치 구조보다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에 의한 질서와 민주주의 원칙을 지지함을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 행동과 강압적 경제 조치가 중국의 매력도와 권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일본 신일본제철(Nippon Steel)의 150억 달러(약 21조6천억원) 규모 US스틸(US Steel) 인수 시도가 미국 정치권의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당선인은 국가 안보와 미국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미 경제적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 철강업체 인수를 막아서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두 리더의 우려가 정치적으로는 공감을 살지 모르겠으나 역사적으로 보호주의 정책을 통해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을 지킨 사례는 거의 없다. 차라리 해외 투자를 수용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포괄적 산업 정책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작년 경기 문제와 구조적 어려움이 한데 섞여 힘든 한 해를 보냈음에도 정책 결정자들은 이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개혁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난 10년간 지속됐지만 절호의 기회였던 ‘제20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The Third Plenum of the 20th National Congress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 이하 ‘3중전회’)에서도 과단성 있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를 되살리려면 내수를 진작하고, 재정 불균형을 바로잡으며, 핵심 산업 구조 조정에 착수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 정책은 전후 수립된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인 무차별(non-discrimination)과 호혜주의(reciprocity)를 거부함으로써 수십 년간 국제 무역을 지탱해 온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신 의지하는 것은 ‘힘의 논리’로 국제 경제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