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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 46% 초고율 관세 부과, 현지 韓 기업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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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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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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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베트남 수출의 14% 차지
美 협상카드일 가능성, 후속 협상 지켜봐야
USMCA 따라 멕시코 관세 면제, 가전업계 안도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사진=삼성전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산 제품에 최고 46%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관세 대상에는 삼양식품과 삼성전자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포함됐으며, 업계는 생산지 이전과 가격 정책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반면 멕시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가전 업계는 한숨을 돌렸고, 화장품 업계는 상대적 수혜 기대감도 내비쳤다. 업계 전반은 트럼프식 ‘관세 협상’에 대비해 다각도의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베트남 상호 관세에 대책 마련

4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상대로 세계 최고 수준인 무려 46%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작지 않은 충격 속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베트남 상대 관세율 46%는 전체 명단 180여개국 가운데 6번째로 높다. 베트남보다 상호관세율이 높은 국가가 레소토(50%), 캄보디아(49%), 라오스(48%), 마다가스카르(47%) 등 대미 무역 비중이 미미한 국가들임을 고려하면 베트남 상대 관세율은 중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고 수준이다.

그간 한국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에 활발히 투자해왔다. 지난해까지 한국 기업 등의 베트남 누적 투자 규모는 약 859억 달러(약 126조원)로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FDI) 국가 자리를 유지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그간 총 232억 달러(약 34조원·전자 계열사 투자 포함)를 투자한 베트남 최대 FDI 기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 등지로 수출한 스마트폰·가전 등 제품 규모는 544억 달러(약 80조원)에 달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4%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면 이번 초고율 관세가 협상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후속 관세 협상 여지를 열어둔 만큼 관세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대로 관세가 확정된다면 생산지 이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의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애플도 비슷한 처지다. 미국이 앞서 중국에 부과한 20% 관세에 상호관세율 34%를 더하면 중국산 애플 아이폰에는 54% 관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유튜브

삼양식품, 베트남 아닌 국내 공장서 생산 예정

특히 미국에 공장이 없으면서 미국향 수출 물량이 많은 기업은 비상에 걸렸다. '불닭볶음면’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이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출지역 다변화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당장은 베트남 생산시설이 아닌 국내 공장 3곳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금도 현지 가격이 국내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관세를 반영해 당장 소비자가격을 올릴 수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상호관세 대상에선 빠졌지만, 향후 품목관세 부과가 예고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워낙 복잡한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실익을 따져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제 타격’을 받은 자동차 업계는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비껴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지만 여전히 앞날이 걱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정부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비롯한 무역장벽 해소 카드를 강하게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도 이미 부과된 품목관세 탓에 대미 수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호관세에 따라 전방산업 수출이 위축되면 철강업계에도 간접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는 미국이 주요 화장품 수출국에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 제품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큰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필요 시 가격 인상 또는 프로모션 비용 관리 등 추가적인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 관세정책 변동성 커 예의주시하며 대응"

반면 막대한 타격이 우려됐던 가전 업계는 미국 수출품의 주요 생산지인 멕시코가 대상에서 제외돼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날 백악관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계속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TV, 냉장고 등은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오븐 등 가전), 라모스(전장)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캐나다, 멕시코가 펜타닐 등 합성마약의 미국 반입과 관련해 국경 통제를 부실하게 한다는 이유로 25% 관세를 시행하면서 USMCA를 준수하는 품목에 대해 4월2일까지 관세 적용을 유예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될 것을 대비해 생산지를 다각화하거나 최악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LG전자의 경우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세탁기·건조기 생산 공장의 여유 부지에 다른 제품 라인을 증설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고려했다.

결과적으로 USMCA를 준수하는 멕시코산 수입품은 관세 면제가 지속되고, 오히려 한국·베트남산 수입품에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기업들로서는 멕시코 생산 물량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게 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다. 기업들은 앞으로도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큰 만큼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안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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