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이어 베네수엘라까지" 군사적 충돌 마다치 않는 트럼프, 국방부 '전쟁부'로 바꾼다
입력
수정
트럼프 "국방부, 전쟁부라고 불리던 시절 승리 거머쥐어" '공격'에 대한 의지 표명한 트럼프, 실제 6월 이란 핵 시설 타격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도 강화, 충돌 '일촉즉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타국의 위협을 방어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공격까지 감행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지난 6월 단행한 이란 핵 시설 타격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향한 군사적 압박 등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美 국방부, '전쟁부'로 되돌아가나
25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언론 공개 회담을 진행하던 도중 “우리가 전쟁에서 항상 승리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면, 나는 괜찮다”며 국방부 명칭 변경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단순히 방어(defense)만 담당하는 부처를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공격(offense)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전쟁부라고 불렸고 이는 더 강한 느낌을 줬다”며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이겼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로 불리다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전쟁부를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하고 당시 독립된 해군과 합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그는 국방부 명칭 변경이 다음 주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명칭 변경과 관련한 업무를 맡기겠다고 전했다. 의회의 명칭 변경 승인 필요 여부에 관한 질의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린 그냥 할 것이며, 우리가 필요하면 의회가 따라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명칭 변경 의지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참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을 ‘전쟁 장관’(Secretary of War)으로 부르면서 “우리가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면서 국방 장관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美의 이란 핵 시설 폭격
국제사회의 이목은 '공격을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실제 미국이 지난 6월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에 대해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미 공군 편대는 6월 21일 이란 남부 영공으로 진입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 시설에 공습을 감행했다.
이들 핵 시설은 대부분 콘크리트 구조의 지하 수십 미터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미국은 자국이 보유한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GBU-57’ 최소 6개를 해당 시설에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버스터 GBU-57은 은 지하 수백 미터 깊이에 위치한 핵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불린다. 여기에 정밀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까지 30여 발 발사하면서 미국은 물리적 시설 제거 역량과 정밀 억지력을 동시에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 같은 행보를 통해 핵 개발 국가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한 외교 전문가는 "지난 수년간 국제사회는 이란 핵 개발을 온건한 방식으로 억제하려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란은 그 틈을 이용해 지하 시설을 강화하고, 고농축 우라늄 확보에 나서는 등 비공개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공격한 것은 기존의 온건한 대응 방식으로는 핵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와도 '충돌 직전'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남미 마약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지침에 서명했다. 같은 시기 미 정부는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테러 조직의 수괴로 지목하고 그의 정부를 불법 정권으로 규정했다.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 해역에 이지스 구축함 3척, 해상 초계기 P-8 등 군사 자산을 배치하고 이와지마 상륙 준비단을 파견했다. 상륙준비은 USS 산안토니오, USS 이와지마, USS 포트로더데일 등 상륙수송함과 4,500명의 해군으로 구성됐으며, 해군 병력에는 특수 작전 수행이 가능한 2,200명의 제22 해병 원정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방부가 움직이는 전력의 규모와 트럼프의 명령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향해 단순 해상 차단 이상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8월 18일 450만 민병대 동원령을 내리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군사 개입과 내정 간섭에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며, 유엔 헌장에 근거해 베네수엘라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