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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에 ‘좌파’ 딱지 붙이고 예산 칼질 나선 트럼프, 양대 공영방송도 ‘지원 중단’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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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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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NPR·PBS 지원 중단 희망 피력
"NPR·PBS 자금 지원은 돈 낭비, 매체 이미 충분"
“급진 좌파”, “무능하다” 트럼프·머스크 맹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미국 대사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사진=백악관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공영방송인 NPR(라디오)과 PBS(TV)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방송 구조조정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양대 공영방송에도 칼날을 들이미는 모습이다.

트럼프 "공영방송 매우 불공정"

25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2기 행정부 각국 주재 대사 지명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두 매체에 대한 지원 중단에 동의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자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며 "이 매체들은 매우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PR과 PBS에 대한 세금 지원이 '돈 낭비'라고 지적하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두 조직에 대한 폐쇄를 권고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두 매체에 대한 세금 지원이 중단된다면 영광이겠다"고 덧붙였다.

NPR은 1970년 공공방송법에 근거한 비영리 재단으로 출범, 운영 비용 일부를 공공기금에서 지원받는다. NPR과 같은 해 개국한 PBS는 비영리 법인으로, 지분을 가진 다른 공영방송사들의 자금과 공영방송 관련 기금 등으로 운영된다. NPR의 경우 연방정부로부터 직접받는 지원액은 이 매체 전체 예산의 1%에 불과하며 PBS는 회사 예산의 16%를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심화와 더불어 중도적인 매체의 공간이 좁아지는 가운데, NPR과 PBS는 당파색이 옅은 양질의 콘텐츠로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적지 않게 받아왔다.

83년 역사 미국의소리도 사실상 폐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대외 방송인 VOA와 RFA 등을 관할하는 조직인 글로벌미디어국(USAGM)도 폐지에 가깝게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마이클 아브라모위츠(Michael Abramowitz) VOA 총국장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SNS)에 “VOA의 거의 모든 직원과 1,300명이 넘는 기자·프로듀서 등이 행정 휴가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갈로(William Gallo) VOA 서울지국장도 지난 16일 회사 시스템과 계정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VOA 한국어 홈페이지에는 “VOA 방송국 사정으로 현재 한국어 서비스 방송과 웹·소셜미디어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라는 공지가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VOA가 사실상 폐국된 것으로 보고 있다. WP는 지난 16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VOA를 해체했다. 약 1,000명의 기자가 무기한 휴직에 처했고, 방송을 위해 출근한 사람들은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중 출범한 VOA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잠재적으로 폐국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언론사를 비판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언론사를 공격했다. VOA는 트럼프와 우호적인 러시아·헝가리 등 반민주주의 정권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싫어하는 언론사를 없애려 한다고 비판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기자를 저격한 글/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FCC, 공영방송 연방법 위반 조사 “세금 투입 이유 없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언론과의 전쟁’은 예상된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NPR이 코로나19 중국 실험실 유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NPR은 진보 허위정보 기계(Liberal Disinformation Machine)다. 더 이상 지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 정부효율부장도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지원을 삭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1월 NPR과 PBS가 상업광고를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반했다며 조사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브렌던 카 위원장은 당시 NPR과 PBS에 보낸 서한에서 “NPR·PBS가 상업광고를 방송해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의회에선 NPR·PBS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NPR·PBS에 세금을 투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카 위원장은 NPR·PBS가 어떻게 연방법을 위반했는지 구체적 사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부 비판 칼럼을 쓴 언론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즉각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WP의 유진 로빈슨은 무능하다(INCOMPETENT)! 급진적인 좌편향으로 국제개발처(USAID)의 낭비, 사기, 부패를 정당화하려는 걸 보니 너무 슬프다. 그는 즉시 해고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로빈슨은 지난달 6일 '공화당 의원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These Republicans should be ashamed of themselves)'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일부 트럼프 내각 장관들의 결격 사유가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음에도 인준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의 실명, 과거를 거론하며 의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내용이다. 로빈슨은 “(장관) 후보들 중 그 직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력서만으로도 결격 사유”라며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의 용납할 수 없는 선택을 거부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 경력에 매우 잘못된 일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없애려는 머스크를 저격한 대목도 있었다. 로빈슨은 “선출되지 않은 무책임한 머스크는 비당파적인 시민 서비스를 궁극적으로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며 “초당적 지지를 받아온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도끼 찍듯 잘려 나갔는데 민주당만 이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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