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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난 게 아니다" 휘청이는 中 제조업, 점유율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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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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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中 떠나 동남아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는 中 제조업계
한국·독일 등 주요국 '직격탄'

수십 년간 저임금 제조업 강국으로 군림했던 중국이 궁지에 몰렸다. 미·중 무역 갈등 상황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탈중국' 움직임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위기를 맞닥뜨린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풀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中 제조업 일자리 급감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노동 집약적 제조업의 급격한 감소와 자동화 확대로 인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 창저우대학교, 옌청사범대학교, 허난대학교 학자들의 연구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12개 집약적 노동 제조업 부문의 고용은 약 14%(400만 명) 감소했다. FT의 분석에 따르면 이후 2019~2023년 사이 추가로 34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했다.

중국 제조업이 위축된 배경에는 미·중 갈등이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발(發)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줄줄이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베트남은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한 이후 삼성전자, 애플 등의 스마트폰 제조·수출 핵심 기지로 등극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인피니언 등 반도체 회사들이 사업체 설립 및 확장에 나섰다. 구리,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 자원을 다수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각국 전기차 제조 업체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中의 '활로 찾기'

중국은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견인하는 것은 지난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 계획이다. 중국제조 2025는 올해까지 제조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오는 2045년 세계 1위 제조업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중국 정부의 장기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 풀었고,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현지 생산 시설을 확충하며 '저가 공세'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각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장악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CATL은 28.5%의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6위를 기록한 BYD의 점유율은 5.8% 수준이었다.

중국은 조선 산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조선산업 리서치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의 전 세계 신규 선박 수주 점유율은 71%로 압도적 1위였다. 2024년 세계 수주량 6,581만 CGT(표준선환산톤수) 중 4,645만 CGT를 확보한 것이다. CGT는 단순 선박의 크기나 무게가 아닌 선박 건조의 난이도와 부가가치를 반영한 ‘기술적 가치’를 표현하는 단위로, 조선사의 실질적인 작업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철강 산업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10억1,900만 톤(t)으로, 같은 기간 세계 전체 생산량(18억8,820만 톤)의 53.9%에 달했다. 나머지 모든 국가의 생산량을 합쳐도 중국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철강 수출 규모 역시 2021년 4,096만 톤, 2022년 5,676만 톤, 2023년 8,262만 톤, 2024년 1억390만 톤으로 매년 20~40%씩 급증하는 추세다.

韓·獨 산업계, 중국에 쫓긴다

중국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국내 산업계는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이 단순 저부가가치 제품을 넘어 국내 대기업들의 성장을 이끈 ‘중후장대’ 제조업과 첨단 산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제조업 의존도와 첨단 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라 특히 충격이 큰 상황"이라며 "기술 혁신과 사업 구조 개편을 서두르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국가는 우리나라 만이 아니다. 런던 유럽개혁센터(CER) 보고서에 따르면 한때 고급 제조업의 선두 주자였던 독일의 산업 생산량은 지난 5년 동안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550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이는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독일의 자동차업계다.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지연과 혁신 부재로 인해 시장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상하이자동차·BYD 등 중국 기업들이 '빈틈'을 메운 것이다. 이에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계 선두 주자인 폭스바겐의 차량 판매량은 2024년 900만 대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6% 급락했다. 폭스바겐은 생존을 위해 2030년까지 3만5,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독일 공장 가동률을 조정할 예정이다.

독일의 화학 산업도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힘을 잃었다. 중국 화학 기업들이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정밀성과 품질로 유명한 독일의 기계공학 산업 역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독일의 산업 기계 수출 점유율은 15.2%로 소폭 감소한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14.3%에서 22.1%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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