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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브라질 청년들, “집 장만해야 아이 갖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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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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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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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하락은 ‘글로벌 트렌드’
브라질 연구, 주택 소유와 출산율 간 ‘높은 상관관계’
청년층 대상 주거 지원이 저출산 문제 대안 될 수도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는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2021년 기준 세계 인구의 73%가 인구 유지에 필요한 여성 한 명당 자녀 수 2.1명 이하 지역에서 살아간다. 1960년에는 해당 수치가 4.3%에 불과했다. 출산율 감소는 경제 성장률 둔화는 물론 사회복지제도와 노동 시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사진=CEPR

전 세계가 출산율 하락으로 고민 중

각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유급 육아 휴직, 보육 보조금, 가족에 대한 재정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율 저하라는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택 정책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는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한다.

Figure 1
전 세계 출산율(Fertility Rate) 현황(2021년)
주: 저출산율 지역(Low Fertility)/출처=CEPR

주택 문제는 가구들의 재정적 여유와 안정성, 주거 환경에 영향을 줘 가족계획에도 크게 작용한다. 주거 비용과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출산율의 주요 변수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하지만 주택 소유와 출산율 간 명확한 연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주택 소유와 출산율 간 ‘높은 상관관계’

그런데 최근 브라질에서 진행된 연구는 주택 소유가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브라질에는 참가자들의 재원을 모아 복권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주택 자금을 지원하는 콘소르시우(consórcio)라는 일종의 주택 복권이 있다. 연구는 복권 당첨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출산율을 비교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25세 참가자 중 복권에 당첨된 이들의 출산율은 평균보다 32% 더 높았고 자녀 수도 33% 더 많았다. 20~24세 성인 중 주택 구입이 10년 늦은 참가자들의 출산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주택 복권 당첨과 출산율 및 자녀 수 간 관계
주: 당첨 시 연령(X축), 자녀 수(청색), 출산율(적색)/출처=CEPR
연령별 주택 복권 당첨과 이사 확률 간 관계
주: 복권 당첨 후 경과 기간(년)(X축), 이사 확률(X축), 20~24세(청색), 25~29세(적색), 30~34세(회색)/출처=CEPR

추가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20~35세 집단의 31%는 가족을 꾸리기 위해 복권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때문이라는 참가자는 16%, 사업 때문은 17%에 그쳤다. 또 25~35세의 상대적으로 젊은 집단이 복권 당첨 후 이사할 확률이 높았다.

안정된 주거 환경 조성돼야 ‘아이 키울 만하다’고 느껴

안정된 주거 환경이 조성되면 출산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다수의 참가자들이 비좁고 불편한 집 때문에 부모가 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복권에 당첨돼 범죄율이 낮고 소득 수준이 높은 동네에 주거 안정이 보장되는 집으로 이사하면 아이를 기를 환경이 조성됐다고 느끼는 것이다.

또한 응답자의 27%에 해당하는 임대 주택 거주자가 주택을 소유하면서 임대료 부담이 사라져 아이 양육비에 쓸 재원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해당 영향은 임대료가 소득 수준에 비해 비싼 지역일수록 두드러졌다.

한편 여성이 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가구일수록 출산율이 훨씬 더 높았다. 여성이 직업을 포기할 경우 발생할 기회비용이 낮다 보니 출산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여성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출산율을 높여준다는 기존 조사와도 일치하는 결과다.

청년층 겨냥 ‘주거 지원 정책’ 집중 필요

연구 결과는 저출산율로 고민하는 정책 당국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복권 연구에서 출산율이 눈에 띄게 향상된 층은 20~35세의 젊은 층이다. 따라서 담보 대출 보조 및 계약금 지원이나 구매 전환이 가능한 임대 주택 등 청년층의 주택 구입을 돕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소득층과 임대료 부담이 높은 가구들의 주거 안정성이 개선됐을 때도 출산율이 치솟았다. 적정 가격 주택 공급과 소득별 혼합 단지 개발, 토지 이용 제한의 조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이 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가정의 출산율이 높았던 점을 감안해 보육 지원 및 유급 육아 휴직 등을 통해 여성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출산율 감소의 주요인으로 도시화와 교육 수준의 향상, 사회 규범의 변화 등이 자주 거론된다. 하지만 브라질 사례는 물질적 조건, 그중에서도 주거 안정이 출산율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감당 가능하지만 널찍하고 주거 안정이 보장된 집은 출산율 저하 현상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원문의 저자는 베르나르두스 반 도어닉(Bernardus van Doornik) 브라질 중앙은행(Central Bank Of Brazil) 이코노미스트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Housing and fertility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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