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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청년 활동가 피격 사망, 비극으로 치달은 정치적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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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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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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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갈등 재점화 조짐
국제 보수 네트워크 활동 행보
정치 양극화·증오범죄 민낯 드러나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공동창립자가 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빌드업코리아 2025’에 참석해 발언 중이다/사진=빌드업코리아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보수 성향 청년운동가 찰리커크가 대학 강연 도중 총격을 받아 숨지면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커크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보수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트럼프의 외곽 메시지를 전달해 온 핵심 인물로, 미국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두고 초당적으로 폭력을 규탄하고 나섰다. 그러나 분열 양상은 오히려 부각되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인 ‘다름의 인정’ 원칙 또한 흔들리는 모습이다.

대학 강연 도중 피살, 범인 검거는 아직

10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위대한 인물이자,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렸다. 이어 “찰리만큼 미국 청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진심으로 보듬은 사람은 없었다”면서 “그는 모두에게, 특히 나에게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애도했다.

보수 성향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의 공동 창립자인 커크는 다수의 정치 관련 조직을 이끌며 대규모 자금을 모아왔다. 커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자로, 청년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약 5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팟캐스트 ‘찰리 커크 쇼’를 운영했으며, 최근에는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 공동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비극적 사건은 이날 정오 직후 유타주 오렘의 유타밸리대학교(UVU) 강연 도중 발생했다. 대학 측에 따르면 범인은 캠퍼스에서 약 200야드(183미터) 떨어진 건물에서 총격을 가했고, 커크의 목을 관통한 총탄이 치명상을 입혔다. 커크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커크는 청중의 질문에 답하며 총기 규제와 관련한 논란을 언급하던 중이었고, 총성이 울리자 현장은 곧바로 아수라장이 됐다.

사건을 앞두고 UVU 내부에서는 그의 강연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셌다. 약 1,000명이 참여한 강연 취소 청원이 제출됐을 만큼 학내 갈등이 고조된 상태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1명을 연행했으나 총격 용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전히 범인은 검거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암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보수 진영 차세대 리더로 부각

사고 발생 직전까지 커크는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트럼프 외곽의 ‘발’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었다. 불과 닷새 전 한국을 찾은 것도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커크는 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에 참석해 한국 청년들에게 “정치가 언젠가 삶을 바꿔주길 기다리지 말고 지금 내 삶에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에서 보수 진영의 청년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발판 삼아 한국 청년층을 새로운 국제 보수 네트워크의 동반자로 끌어들이겠단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설립한 터닝포인트 USA는 이처럼 적극적 활동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커크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커밋 100’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활동가 한 명이 100명의 유권자를 관리하는 집중 전략을 도입했고, 청년층을 직접 움직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거뒀단 평가를 받았다. 한국 무대에서도 그는 “미국 내 대학 캠퍼스는 이념 전선이 가장 치열한 곳”이라면서 “정치적 올바름(PC)에 지친 학생들이 보수에 마음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사회의 2030세대 보수화 현상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커크는 또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불법 이민 확대가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중산층을 몰락시켰다고 강하제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은 ‘원래 좌파였는데 지금은 보수로 돌아섰다’는 말이 쏟아진다”며, 청년 세대의 현실적 불만이 정치적 지형 변화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한국 청년들에게도 “보수는 시대착오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실질적 선택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방한 일정은 단순히 행사 참여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을 찾아 “나의 영웅”이라고 표현하며 한미동맹의 역사적 뿌리를 강조했고,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자리에선 북한을 “문명의 끝, 전체주의 독재의 경계”로 지칭하며 물리적 장벽이 정치 현실을 상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총격으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보여준 이러한 행보는 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글로벌 보수 운동의 연결 고리로 작동해 왔음을 의미한다.

정치권→사회 전반 분열 우려 확산

미국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이번 총기 사망 사건을 ‘정치적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 대표는 “어떤 종류든, 개인에 대한 정치적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미국의 가치와도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미국 정치에 침투한 폭력의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누군가를 격렬히 싫어하거나 반대하더라도 그 역시 존중과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미국인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애도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로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미국의 정치 분열 양상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고 했던 2건의 시도를 포함해 점점 더 정치인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고 짚으며 “이번 사건 역시 미국 내 정치적 폭력이 증가하는 데 따른 비극”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 주간지 더 네이션이 지난 5월 실시했던 미국인의 정치적 폭력 지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약 40%가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공화당 지지자의 약 2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병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신념이 곧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수치로 일부 현실화한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시카고대 로버트 페이프 교수는 “갈수록 정치적 폭력 행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위협”이라고 일갈했다. 정치권이 이번 총격 사건과 같은 비극을 계기로 제도적 안전망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지 못한다면, 미국 내 분열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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