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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희토류 선공급·美 내 中 유학생 허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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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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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핵심 쟁점에서 합의안 도출
희토류 수출 규제로 인한 시장 혼란 고려했나
中 유학생 유치, 리스크와 메리트 공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과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허용과 관련한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제네바 협의 이후 서로를 향한 견제책을 쏟아내며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이어가던 양국이 경제협의체 회의를 통해 겨우 휴전의 여지를 확보한 것이다.

美·中 갈등 진화 조짐

11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중국과의 협상을 마쳤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영구 자석과 필요한 모든 희토류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는 것을 포함해 우리가 합의한 것을 중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중 경제협의체 둘째 날 회의에서 미국이 요구해 온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해제 및 중국이 요구해 온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철회와 관련해 양국 간 모종의 합의가 도출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에 중점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완화와 관련해 어떤 합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양국 간 부과되는 관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55% 관세를 받을 것이며, 중국은 10%를 받을 것”이라고 적었는데, 이는 앞서 30%로 정리했던 대중 관세를 25%p 상향 조정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2일 제네바에서 개최된 고위급 경제·무역 회담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를 30%, 중국의 대미 관세를 10% 수준까지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中 희토류 수출 규제의 파괴력

희토류가 양국 회의의 핵심 의제로 올라선 것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인해 미국 현지 시장 혼란이 눈에 띄게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와 희토류를 활용해 제조하는 영구 자석의 대미 수출을 제한했으며, 제네바 협상 이후로도 수출 통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희토류 공급 부족은 자동차, 로봇, 방위 등 핵심 산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희토류 영구 자석은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모터, 촉매 변환기, 자동차 시트 등 다양한 부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공급이 부족해질 경우 관련 산업 전반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 자동차업계를 대변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달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AI는 서한에서 “희토류 자석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이 없으면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들이 자동변속기, 스로틀 보디, 얼터네이터, 다양한 모터, 센서, 안전띠, 스피커, 조명, 파워 스트어링, 카메라 등 핵심 부품들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심각한 경우 생산량 감축 또는 차량 조립 라인 중단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AAI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도요타, 현대차, 기아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몸담고 있는 단체다.

미국이 中 유학생 밀어내지 못하는 이유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의 경우, 최근 미국 정부가 내놓은 강경한 발언으로 인해 주목을 받던 사안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새 비자 정책은 중국이 아닌 미국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하에서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중요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과 홍콩에서 제출되는 모든 비자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비자 기준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을 잠재적인 중국의 스파이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견제'가 타당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중국 유학생·연구원들로 인한 잡음이 꾸준히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국적의 연구원 2명이 병원성 곰팡이를 미국으로 밀반입하려다 발각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4일 미 FBI는 농작물을 파괴하고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곰팡이를 미국으로 밀수한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 A씨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미시간대학 연구실 소속 30대 여성 B씨를 기소했다.

FBI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미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자신의 가방에 곰팡이를 숨겨 미국으로 반입하려다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문제의 물질은 티슈 뭉치에 싸인 비닐봉지 4개에 들어 있었다. A씨는 처음에 가방에서 발견된 물질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미시간대학 연구실에서 사용할 목적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FBI 연구소 검사 결과, 이들이 밀수한 물질은 푸자리움 이삭마름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인 푸자리움 그라미네아룸(Fusarium graminearum)이었다. 이삭마름병은 밀, 보리, 옥수수, 쌀과 같은 주요 작물에 치명적인 질병이다. 미시간 동부 지방 검찰청은 이 곰팡이가 ‘잠재적 농업 테러 무기’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이들은 해당 병원균 수입 허가를 신청하지도, 발급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중국 유학생에 대한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은 유학생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한 축 중 하나기 때문이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년 유학생들은 등록금과 주거비, 생활비 등을 포함해 연간 미국에 430억 달러(약 59조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으며, 유학생들의 소비는 미국에서 37만8,175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23~2024년 F·M 비자 등을 취득해 미국 대학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112만6,690명에 달하며, 이 중 중국 출신 비중은 25% 수준이다. 중국 유학생을 배제하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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