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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대신 찰보리 먹는다" 천정부지로 뛰는 쌀값에 신음하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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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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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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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쌀값,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해
"쌀 도둑까지 기승" 국민 실생활 타격
이례적으로 한국산 쌀 수입하기까지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화한 일본의 '쌀 대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쌀값이 장기간에 걸쳐 상승하며 일본 사회 전반의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쌀값 상승 부담을 떠안은 일본 국민들은 쌀 소비를 줄이고, 대체 식품을 섭취하며 겨우 식비를 절약하고 있다.

일본의 '레이와 쌀 소동'

12일 농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 쌀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지난 7일 발표한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21∼27일 일본 전국 슈퍼에서 판매된 쌀(5kg)의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13엔(약 126원) 오른 4,233엔(약 4만1,000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2,088엔, 약 2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본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화한 이번 쌀 대란을 연호에 맞춰 ‘레이와(令和)의 쌀 소동’이라고 부른다. 쌀값이 폭등한 원인으로는 △더위로 인한 작황 악화 △일본 정부의 쌀 감산 압박 △시장의 사재기 △해외 관광객 수요 등이 지목된다.

일본 정부는 쌀값을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축미 방출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3월부터 비축미가 5㎏당 3,500엔(약 3만4,000원) 전후에 팔리고 있다"면서도 "유통이 정체돼 4월 13일까지 슈퍼 등 소매점에 공급된 비축미는 전체의 1.4%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국민 식생활까지 변화해

쌀 대란은 일본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도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쌀 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들어 도쿄도의 북쪽에 있는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접수된 쌀 도난 사건은 14건(약 4.5톤(t) 규모)에 달한다. 지역 경찰은 주택가 창고에서 쌀을 대거 훔친 이들이 전매를 노리고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이웃해 위치한 지바(千葉)현에서도 도난 사건이 이어졌다. 일반 가정집의 창고에 보관 중이던 쌀 160㎏이 하룻밤 새 사라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지바현 북동부의 아사히시(旭市)에서도 쌀을 도둑맞았다는 신고가 4건이나 접수됐다. 지난 한 달 사이 아사히시에서 도난당한 쌀은 약 1톤에 이른다.

일본인들의 식사 습관도 바뀌어 가고 있다. 쌀 가격이 높아지자, 밥을 지을 때 쌀 대신 포만감이 높은 찰보리(glutinous barley)를 첨가하거나 빵, 파스타와 같은 대체 식품을 먹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로손 등 현지 편의점 브랜드들도 주먹밥 제품에 쌀 대신 찰보리를 사용해 지출을 줄이며 기존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日, 한국산 쌀 22톤 수입

일본 정부는 쌀 수입을 확대하는 등 추가적인 활로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쌀을 수입해 가기도 했다. 농협인터내셔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한국 쌀 2톤이 통관 절차를 마치고 일본에 정식 수입됐다. 농협인터내셔널은 해당 물량을 수출한 이후 추가로 20톤의 쌀을 선적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 수출된 쌀은 전남 해남군 옥천농협에서 생산한 ‘땅끝 햇살’ 브랜드로, 지난해 생산된 뒤 올해 3월 도정을 거쳐 상품화됐다. 판매처는 ‘한국 농협’ 홈페이지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도쿄 내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 슈퍼 등이다. 농협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기준 한국산 쌀의 배송료 포함 가격은 10㎏ 기준 9,000엔(약 9만원), 4㎏ 기준 4,104엔(약 4만1,000원)이다.

한국 쌀이 일본에 수출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1990년부터 한국 쌀의 대일 수출 통계를 집계해 온 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동일본 대지진 때 구호용으로 한국 쌀이 일본에 건너간 적은 있지만 판매용 수출은 여태까지 없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 쌀에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일본 쌀 가격이 지나치게 뛰면서 한국 쌀이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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