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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협상 “진전 있었다”는 미·중, 다음 국면에 세계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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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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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 논의 오갔다, 내용 공개는 아직
더 늦기 전 대화 필요성에 공감대 형성
결국은 ‘관세’, 다음 협상 기준점으로

미국과 중국이 이틀 간의 무역 협상 직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 예고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향후 핵심은 고율 관세 인하 여부이며, 이는 향후 협상의 기준선이자 글로벌 통상 질서를 흔드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2일 공동성명 발표 예정

11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살라딘(유엔 제네바 사무소 상임대표 공식 거주 시설)’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 리청강 중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등과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협상은 전날 10시간에 이어 수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과의 논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상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는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도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은 아마도 양국 간 차이가 생각했던 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협상단을 “매우 강한 협상가들”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회의는 협력과 공동이익,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허리펑 부총리 역시 “이번 회담은 솔직하고, 심도 있으면서 건설적이었다”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첫걸음인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중요한 컨센서스를 이뤘다”면서 “양측은 통상·경제 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곧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양국간 견해차와 마찰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적극적 대화를 통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불어넣을 것이란 게 중국 측 입장이다. 양국은 이번 회담 내용을 토대로 12일 오전 공동성명을 배포할 계획이다.

외교계에서는 양국의 대화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 입장 차이가 크고 지도자의 체면이 달려 있어 이번 협상에서 포괄적인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로 협상 직전인 지난 9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낮추진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에겐 중국의 실질적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물가 부담, 중국은 수출 둔화 → 공통된 절박함

이번 협상이 성사된 배경에는 양국 모두의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각자의 정치적·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돌파구가 절실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중국산 제품에 매겨진 고율 관세가 수입 물가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이는 저소득층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후로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공언한 만큼 중국과의 협상을 미룰 수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중국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주요 수출 시장이 둔화하고, 국내 부동산 시장 불안과 청년 실업률 급등이 겹치면서 ‘수출을 살려야 경제가 돌아간다’는 절박한 인식이 주류로 자리잡은 것이다. 당국이 내수 소비 촉진에 사활을 걸었음에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고, 결국 미국과의 무역 회복 없이는 경제 회복도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출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실질적인 무역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핵심 변수로는 펜타닐 문제 해결이 꼽힌다. 그간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로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된 펜타닐이 자국으로 유입된다고 지적하며 중국 측이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이에 중국도 이번 회담에서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을 이번 협상단에 참석시켜 펜타닐 문제에 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펜타닐 문제에서 양측이 가시적 합의를 이룰 경우, 상징적 관세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펜타닐 관련 20% 관세와 125% 상호 관세를 더해 총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도 이에 맞서 125%의 대미 관세를 적용 중이다. 펜타닐 문제를 중국이 협조한다는 명분 만으로 최소 20%의 관세를 인하할 수 있는 셈이다. 이후 추가 관세율 인하 논의는 수출통제 문제나 시장 개방에 대한 협상에 연계해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적 시간표 속 경제적 실리 맞추는 전략 싸움

국제사회의 이목은 양국이 내놓을 구체적인 성과로 쏠리고 있다. 양측 모두 “진전이 있었다”는 표현을 반복했지만, 관세 조정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8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타협의 여지를 시사하면서도 “지금 당장 합의가 없더라도 미국에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이는 관세 인하가 단순히 경제 이슈를 넘어 정치적 계산과도 깊게 맞물려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강경론을 기반으로 정권을 잡은 만큼 일방적인 관세 인하 조치는 내부 정치적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한다면 일부 관세 조정이 가능하다”는 식의 조건부 접근이 논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프레임은 외교적 타협을 정책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전략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관세 인하가 수출 회복의 결정적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 자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 요인이 고율 관세였던 만큼 이를 완화하는 조치는 즉각적인 물동량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과거처럼 미국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자국 산업 보호와 체면 손상 방지를 동시에 고려한 ‘선별적 수용’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협상은 다음 협상의 기준선을 마련하는 수준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공동성명이 발표된다면 그것이 새로운 ‘협상 프레임’이 되고, 실제 관세 조정이 이뤄질 때 가서야 후속 협상의 강도를 조절하는 기준이 설 것이란 의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주요국 통상 전략 역시 이번 협상의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외교계에서 이번 회담을 두고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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