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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유럽 중산층은 왜 극우 정당에 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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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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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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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경화’, ‘중국 수입품 홍수’ 때문
값싼 수입품으로 저소득층 ‘구매력 상승’
상대적 박탈감 느낀 중산층이 ‘보호주의 정책 지지’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유럽은 지난 30년간 눈에 띄는 정치 우경화 현상을 겪고 있다. 대륙 곳곳에서 극우 정당들이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동안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는 값싼 중국 수입품 홍수가 내수 산업을 무너뜨리는 ‘중국 쇼크’가 지목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세계화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고용 문제 못지않게 유럽인들의 정치적 성향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진=CEPR

유럽 극우 정당 득세 원인, ‘중국 쇼크’

유럽 대륙에서 극우 정치가 부상한 원인은 세계화로 인한 노동 시장 차질 때문이라는 이론이 그간의 대세였다. 값싼 중국 수입품과의 경쟁으로 내수 산업이 흔들리며 생겨난 실직자들이 민족주의 정당의 보호주의 정책에 끌린다는 논리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무역 세계화는 저가 상품 공급을 늘려 저소득층에 적지 않은 혜택을 준 것이 사실이다.

연구는 이러한 소비 효과도 우익 포퓰리즘 정치가 대중의 선호를 얻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즉 저렴한 수입품 덕에 저소득층의 상대적 복지 효과는 상당히 높아진 반면 중산층(소득 수준 상위 40~60%)이 얻는 혜택은 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대적 소비 격차’가 중산층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정치적 급진화로 내몬다는 것이다.

중산층의 저소득층에 대한 ‘상대적 소비 박탈감’ 때문

2000~2014년 기간 유럽 국가들에 대한 자료 분석을 보면 위의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국 수입품 증가와 소비 증가 간 상관관계가 저소득층에서 가장 강하게 보이고 높은 소득 수준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화가 저소득층 가구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안, 중산층은 부유층과 저소득층 사이에 끼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중국 수입품 증가와 소득 수준별 소비 간 상관관계
주: 전체 수입 물량 대비 중국 수입 물량 비중(%)(X축), 소비 증가율(%)(Y축), 소득 수준 상위 80% 이하(1q), 소득 수준 상위 60~80%(2q), 소득 수준 상위 40~60%(3q), 소득 수준 20~40%(4q), 소득 수준 상위 20% 이상(5q)/출처=CEPR

유럽 내 중산층의 상대적인 구매력 하락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자화상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사회적 비교와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중산층 인구가 고소득 및 저소득 가구보다 경제적 지위를 유지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 만약 자신들의 소비 패턴이 저소득층을 닮아가고 있다고 느끼면 정치적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소비 격차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선거 결과로도 드러난다. 2002~2014년 유럽 사회 조사(European Social Survey)에 포함된 18개국 자료를 분석해 보면 상대적 소비 박탈감을 경험하는 중산층이 극우 정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주로 민족주의 및 보호주의 강령을 기반으로 선거 운동하는 정당들에 끌렸다는 것이다.

빈부 격차 큰 서유럽에서 극우 정당 득세 ‘확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현상이 부유한 서유럽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인데 애초 존재하는 빈부 격차로 세계화로 인한 상대적 소비 격차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중부 및 동부 유럽의 경우 값싼 수입품 유입의 경제적 효과가 더 균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중부 및 동부 유럽의 정치적 급진화가 경제적 요인보다 문화적 요인에 있다는 믿음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정치적 급진주의의 부상에 대한 대응 방식에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먼저 경제적 불만이 소득 관련인지 소비 관련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소득이 더 높은데도 저가 상품 유입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는 저소득층에게 상대적 소비 격차와 정치적 불만을 품는 중산층이 문제일 수 있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고용 창출과 임금 인상에만 있지 않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산층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정치적 급진화를 막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이는 선별적 보조금과 세금 감면은 물론 저렴한 소비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가 무역 세계화로 일자리를 잃은 계층에서만 나온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반감은 경제적 약자로 간주되지 않던 다양한 분야와 계층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러한 역동성을 이해하는 것은 경제적,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모든 정부에게 필수적이다.

원문의 저자는 베네딕타 마르지노토(Benedicta Marzinotto)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겸임 교수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rade shocks and relative consumption: Why the European middle class is turning to the far-right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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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