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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부룬디 연결 282km 철도 건설
‘전략적 요충지’ 지목, 평화 중재에 앞장
자원 확보 및 서방 견제 맞선 동맹 강화 의도
중국이 아프리카 일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철도를 비롯한 국가 주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된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동맹 강화는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전략 광물을 우선 확보하고, 위안화를 무역 공식 결제 통화로 채택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연간 300만 톤 광석 운송” 기대
6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철도공정그룹과 중국철도공정설계자문그룹 컨소시엄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과 부룬디 니켈 광산을 잇는 21억5,000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마산자 쿤구 카도고사 탄자니아철도공사 사무총장은 “이번 철도 건설로 탄자니아,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이 연결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중국은 동아프리카에서 다수의 철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케냐 몸바사-나이로비 구간(50억 달러),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지부티 구간(45억 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탄자니아에서만 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내는 등 민영 프로젝트 수주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을 두고 전략 광물 확보를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알리 칸 사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리경제 분석가는 “이 철도들의 궁극적 목적은 동아프리카 광물을 세계 시장과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 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부룬디는 1억8,500만 톤의 니켈 매장량을 보유한 세계 10대 니켈 보유국 중 하나다. 니켈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인 전략 광물로, 중국은 총 282km에 달하는 이번 철도 공사를 통해 연간 300만 톤의 광석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탄자니아철도공사는 킨샤사-기테가 구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요 인프라 구축에 평화회의 개최까지
중국은 아프리카 내에서 평화 중재자 역할 또한 자처하고 있다. 수단 내전, 나일강 수자원을 둘러싼 에티오피아·수단·이집트 간 갈등, 소말리아의 이슬람 반군 문제 등 동아프리카 북동부를 중심으로 여러 분쟁이 이어지는 만큼 전략적 요충지인 해당 지역의 평화가 자국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2022년 2월 쉐빙을 동아프리카 특사로 임명한 중국은 지금까지 두 차례의 평화회의를 개최했고, 올해 세 번째 회의를 추진 중이다.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과 경제개발을 통한 안정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에티오피아에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지부티 항구를 잇는 철도를 건설했고, 지부티에는 중국의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개통된 탄자니아 최초의 현대식 표준궤간 철도 또한 중국의 주도로 건설됐다. 중국은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과 중부 지역을 잇는 해당 철도 건설하면서 첨단 지능형 디지털 기술 대거 도입했고, 현지 언론은 “중국이 철도를 비롯한 탄자니아 국가 기반 시설 건설과 경제· 사회 전환의 ‘도약적 발전’을 돕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동맹 강화 10년 노력 하나둘 결실
동아프리카의 평화와 발전을 모색해 온 중국의 노력은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상업은행 새 본사가 대표적 사례다. 중국 국가건설사가 2015년 착공해 7년여의 공사 끝에 2022년 완공된 해당 건물은 동아프리카 최고층 빌딩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글로벌타임스는 “팬데믹과 에티오피아의 불안한 정세 등 악재를 이겨낸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내 일자리 3,000개 이상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또한 “상업은행 80주년을 맞아 준공된 새 건물은 은행권의 현대화와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에티오피아의 야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국 주도의 인프라 건설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부터 에티오피아의 경제를 보호하고, 나아가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각별한 사의를 표했다.
중국은 자원 확보를 통한 수익 창출과 서방에 맞서기 위한 동맹 확보 차원에서 대아프리카 외교를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원의 쑹웨이 연구원은 “상업은행 본사 건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중국은 앞으로도 아프리카 국가들의 현대 서비스 산업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며 “더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위안화를 무역 공식 결제 통화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중국-아프리카 간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