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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재편되는 ‘스쿼드’,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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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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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 기반 불안정
스쿼드, 해양 안보 넘어 기술·교육 협력으로 확대 필요
공급망 자립 위해 인재 양성과 교육 기반 투자 중요

본 기사는 The Economy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년 인도와 한국의 수출액은 503억 달러(약 69조3천억원)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60% 이상이 중국산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해 미국이 중국산 핵심 소재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양국의 수출 기반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임이 드러났다. 실제로 중국은 희토류 정제의 90%, 리튬과 코발트 가공의 60~70%를 점유하며, 원재료부터 가공까지 글로벌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반면, 인도와 한국은 관련 광물을 보유하고도 정제 기술과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양국의 금속공학 석·박사 인력은 연간 9,000명 수준으로, 중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여기에 해상 물류 경로의 불안정성까지 겹친다. 인도 전체 무역의 절반 이상, 한국의 에너지 수송 대부분이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을 지나는데, 이 항로가 충돌 위험이나 특정국 통제에 놓일 때 산업과 수출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공급망 안보는 소재 확보, 기술 인력, 해상 접근권이라는 세 요소가 동시에 갖춰질 때 비로소 작동한다.

이 같은 배경에서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이 운용 중인 소규모 안보 협력체 '스쿼드(Squad)'가 주목받고 있다. 이 협의체는 남중국해 주변에서 실시간 해양 감시와 공동 훈련을 중심으로 한 작전 협력을 추진해 왔다. 기존의 포괄적 외교·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와 달리, 스쿼드는 실무 중심 구조다. 최근에는 인도와 한국을 포함해고 해양 안보뿐 아니라 공급망 기술과 교육 역량까지 연계하자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무기 배치가 아니라, 기술과 인재 역량을 공유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사진=ChatGPT

강경 전략의 재구성, 군사력에서 인재로

지금까지 스쿼드 확대 논의는 해양 경계 임무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진정으로 공유해야 할 것은 기술을 해석하고 운용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이다. 중국은 2022년 이후 주변국 대학들과 협력해 23개의 인공지능·항법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자국의 베이더우 위성 항법 시스템(BeiDou Navigation Satellite System, BDS)을 해양 물류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는 기술 표준을 지역 교육에 이식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이러한 기술 기반 영향력은 군사 장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중국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해 해운·물류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단순한 함정 배치만으로는 이를 차단할 수 없다. 석사급 기술 인재는 2년이면 양성할 수 있지만, 군함 한 척을 건조하는 데는 평균 9년이 걸린다. 인도가 2030년까지 리튬 정제 인력을 확보한다면,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15%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잠수함 세 척을 추가 배치하는 것과 맞먹는 전략 효과다. 이를 위해서는 금속공학 교수와 산업 박사과정 확대 등 교육 기반 강화가 선결돼야 한다.

숫자가 보여주는 의존의 그림자

한국은 90억8,000만 달러(약 12조5천억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체 수출의 21%는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90일 관세 유예 조치에 따라 균형을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공급망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한국이 수입하는 품목 중 중국산 원재료 비중이 40% 이상인 항목에 대해 0.42 관세 전가율을 적용한 결과, 미국이 대중 관세를 10%포인트 인상할 때 생산비는 평균 4.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설비 투자로 절감한 단가의 절반 이상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인도 역시 공급망의 병목을 자국 내에서 해소하지 못할 경우, 잠재적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가 카슈미르산 리튬의 20%만 자국 내에서 정제하더라도, 스쿼드 공급망을 활용해 연간 23억 달러(약 3조1,700억원) 규모의 흑연 음극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양국 모두에서 매년 약 1만2천명의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자원과 수요는 충분하다. 필요한 것은 기술 인력을 뒷받침할 교육 체계다.

2024년 인도·한국의 핵심 광물 TEM 분야 교육 인력 격차(단위: 명)
주: 추출 금속, 배터리 화학, 물류 전략 및 분석(X축), 인원수(Y축)/연간 추정 수요(진한 파랑), 현재 졸업생 배출(중간 파랑), 인력 부족 규모(연한 파랑)

인도 유인 전략, 리튬에서 물류까지

인도는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비동맹 전통과 국경 갈등 문제로 인해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사 장비보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력 방식이 효과적이다. 장학금을 활용한 인재 협력이 그중 하나다. 예를 들어 스쿼드가 쿼드의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 예산(연 40억 달러, 약 5조5,000억원)의 15%인 6억 달러(약 8,200억원)를 투입해 추출 금속공학 석사 장학금 5만 명을 지원할 경우, 향후 10년간 약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인도 내 리튬 정제소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낸다. 과거 미·인도 간 우주과학 협력이 2016년 물류 교환 협정으로 이어진 사례처럼, 학술 협력이 전략적 정렬을 견인할 수 있다.

한국 변수, 새 대통령의 향방

한국은 대중 외교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흐름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2025년 한국의 대중 수출은 2.7% 감소했고, 유럽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14.7% 증가했다. 공급망 다변화는 진행 중이지만, 제도 기반과 기술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교육 협력은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스쿼드가 5,000명의 공동 박사 장학금과 광물 연구소 배치를 지원한다면, 한국은 외교 마찰 없이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한국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3분의 1을 건조하는 조선 강국이다. STEM 기반의 공동 교육과정을 조건으로 스쿼드 조달 계약에 우선권을 부여한다면, 교육과 산업 협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공급망을 지탱하는 인재 전략

기술 공급망의 회복력은 교육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인도가 반도체 웨이퍼 수입을 1% 줄이면 약 12억 루피(약 201억원)를 절감할 수 있고, 이는 직업 훈련과 기술교육으로 재투자될 수 있다. 마하라슈트라 지역의 일본 협력 폴리텍 2곳은 쿼드 보조금 이후 등록률이 2배로 증가했고, 졸업생 임금도 18% 상승했다.

중국의 공급망 지배력이 이어지는 한, 단순한 자원 확보로는 자립이 어렵다. 이를 정제하고 산업으로 전환할 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스쿼드 차원의 학위 인증과 커리큘럼 조율은 공동 학위 운영, 특허 공동 출원, 기술자 교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망 안정화는 회의장이 아니라 교실에서 시작된다.

2024년 중국의 주요 광물 정제 능력 비중(단위: %)
주: 희토류, 리튬, 흑연, 코발트, 니켈(X축), 정제 능력 비중(Y축)

교과서로 쓰는 동맹 전략

인도·태평양 경쟁의 핵심은 군사력만이 아니다. 기술과 인재를 통한 협력과 투자도 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스쿼드가 실질적 전략 동맹으로 작동하려면 무기뿐 아니라 교육과 산업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지금 준비하지 않는다면, 향후 주도권은 중국에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om Patrols to Portfolios: Re-imagining the "Squad" for an Indo-Pacific Battleground of Minds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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