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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편들면 관세 폭탄” 트럼프, 反美 국가에 10% 추가 타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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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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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브라질서 브릭스 정상회의
美관세·이란 핵 타격 비판하자
트럼프 "예외 없이 부과"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회원국의 반미(反美) 성향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미국이 여러 교역 상대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며 세계 무역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 전날 개막한 브릭스 정상회의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관세 서한 SNS 공개

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며, 이 정책에는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행위가 반미 정책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전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 관련 서한 또는 협정문이 7월 7일 월요일 오후 12시(미국 동부시간)부터 전달될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이 공동통화를 추진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부과 유예 기한이 7월 9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관세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새 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각국에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새 관세율은 10%에서 70%에 이를 수 있고, 실제 부과는 8월 1일부터 시작된다.

브릭스, 트럼프 관세 위협에 반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브릭스는 즉각 반발하며 회원국 간 결속 의지를 강조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들은 주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며 “그(트럼프)는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내부에서는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의 관세 부과는 되레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실 국제관계 특별보좌관은 7일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는 ‘제 발에 총 쏘기’와 같다”며 “브라질은 이미 대미 교역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에서 공개한 교역액 수치를 보면 지난해 브라질은 대미 교역에서 400억 헤알(68억 달러·약 1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링 특보는 이어 “사실 미국의 관세는 가장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교역 시스템의 변화, 즉 다자간 협상 대신 양자 간 협상을 선호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더 중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상 위협과 관세를 내세운다면, 다른 국가들은 대안을 찾아 서로 협상할 것”이라면서 브릭스 회원국의 연대를 통한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브릭스 같은 매우 긍정적인 연합체의 움직임이 있을 때,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해당 참여국을 벌주려는 듯한 모습이 있다는 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힘이 곧 옳음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마포사 대통령은 “브릭스는 다른 어떤 강대국과도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논의를 통합 합의 정신을 역설했다.

사진=브릭스 홈페이지

시진핑·푸틴 빠진 정상회의, 美 ‘이란 공습·관세 정책’ 비판

트럼프 대통령이 브릭스에 견제구를 날린 것은 6~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브릭스 정상들은 사전에 합의된 선언문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감시에 있는 이란의 ‘평화적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고 ‘무차별적으로 인상한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교역 질서 교란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브릭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주도하는 서방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개혁도 요구했다. 이어 브릭스는 신개발은행(NDB) 내 자금 조달 비용을 인하하고 투자 촉진을 위한 보증 이니셔티브 시범 운영 계획을 전폭 지지하기로 했다. NDB는 브릭스판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국제 개발 금융 기관으로, 이를 활용해 미국 주도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는 브릭스가 10여 년 넘게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유지해 온 회원국 규모를 11개국(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으로 확대한 뒤 열린 첫 정상회의다. 브릭스 11개국의 명목 GDP 비중은 세계 경제의 약 39%를 차지하며, 회원국들의 인구 비중은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이다. 또 브릭스 국가들은 전 세계 희토류 광물 매장량의 약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유 생산량의 43.6%를 책임지고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대상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상 연설로 대신했다. 브라질은 ICC 가입국이어서 푸틴 대통령 방문 시 체포가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무역과 금융 협력을 강화해 ‘탈(脫)달러’ 기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최국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브릭스가 다자주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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