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아빠 육아휴직 갈 길 멀었다, 대기업 10곳 중 8곳 10%도 안 써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아빠들 육아휴직 사용률 저조
보수적인 문화 및 낮은 여성 취업률 영향
조직이 나서 업무 공백 막아야

기업들이 출산·육아 복지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빠 육아휴직’ 사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톱 10’ 대기업 중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인 기업은 단 두 곳뿐이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직 남성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푸념이 나온다.

남성 유아휴직률 한 자릿수 불과, 지방은행은 0%대

3일 상장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톱 10 중 삼성전자(13.6%)와 LG에너지솔루션(22.7%)만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나머지 8곳은 한 자릿수로, 여성의 육아휴직률이 70~90%대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육아휴직률은 당해 출생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을 말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3%), 삼성바이오로직스(5%)가 남성 육아휴직률이 특히 낮았다. 여성 육아휴직률의 경우 삼성전자(97.8%)가 가장 높았고, 현대차(91%), KB국민은행(90.74%)도 90%를 넘겼다.

범위를 코스피 ‘톱 20’으로 넓혀도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인 기업은 7곳(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HD현대중공업·포스코·한화오션·LG화학·카카오)에 불과했다. SK이노베이션은 3.26%로 톱 20 중 최저였다.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8.6%)와 카카오(12.3%)도 육이휴직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조직문화가 유연하다고 알려진 IT 업계에서도 1년 내 배우자가 출산한 남성 직원 10명 중 1명 남짓만 육아휴직을 쓴다는 뜻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특히 지방은행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개 은행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5.4%로 낮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해 지방은행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두드러지게 낮았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 직원 수는 8명으로 사용률은 1.2%에 그쳤다. 경남은행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iM뱅크(옛 대구은행)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각각 5명, 1명으로 사용률로 따지면 0%대에 머물렀다. 제주은행은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한 명도 없었다.

기혼 여성 취업률 저조

기업들이 출산장려금, 육아기 단축 근무 등 복지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음에도 남성 육아휴직이 저조한 데는 여성들의 낮은 취업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근로자 취업결정요인에 관한 종단적 연구'를 보면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은 사상 최대인 71.3%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돌봄이 필요한 나이대의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일수록 취업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15세~75세 경제활동 가능자 중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미취업자는 지속적으로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34세는 전반적으로 취업자와 미취업자 비중이 등락을 반복하다 2007년부터는 미취업자가 증가하고 취업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35~44세와 45~54세 계층은 전 연령대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계층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해 2022년에는 각각 74.2%, 78.2%였다. 65~75세의 전기노령층은 1998년에는 취업자가 21.9%였으나 2022년에는 44.7%로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인마다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조금씩 달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돌봐야 하는 미취학 자녀 수가 많을수록, 혼인할수록 미취업할 확률이 높았다. 혼인과 양육으로 남성이 취업할 확률은 높아지지만, 여성은 그 반대였다.

육아휴직 남성은 해고 대상? 눈치 보는 분위기 여전

한국 기업 특유의 ‘눈치 보는 분위기’도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기업 화학계열사에 다니는 한 남성 직장인은 “맞벌이하며 세 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어 육아휴직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용기가 안 났다”며 “30대 후반은 차장 승진 시기인데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는 순간 승진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분위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육아휴직 신청은 곧 퇴사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올해 1월 16일부터 2월 3일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노동자 1,72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언제든지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분위기다’라고 답변한 이들은 29.0%에 그쳤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육아휴직 사용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22.5%)과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는 ‘인사고과, 승진 등 직장 생활에 발생할 불이익에 대한 우려”(27.4%) 때문에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해도 부담을 느끼거나 눈치가 보인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육아지원제도 사용이 동료 직원의 부담 증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직 차원에서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나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조직 생산성 공백을 메울 방법을 미리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만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육아휴직자 때문에 내 일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개선되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안착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