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폴리시] 중국 ‘국가 자본주의’의 실체
Picture

Member for

8 months 4 week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수정

중국 기업, 국가 산업정책 ‘실행 도구’
정부가 ‘지분, 특혜, 보조금’으로 지배
정확한 대응 위해 지배구조부터 이해해야

본 기사는 The Economy의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춘 글로벌(Fortune Global) 500에 속하는 중국 기업의 지분 84%가 사실상 중국 공산당-정부 소유라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글로벌 목표를 내세우고 민간 기업 흉내를 내지만, 사실은 중국 정부의 산업정책 실행을 위한 공공-민간 네트워크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현재 서구의 교육이나 무역 및 규제 제도로는 대응은커녕 이해하기도 어려운 개념이다.

사진=ChatGPT

글로벌 규모 중국 기업 84%, 사실상 ‘정부 소유’

그동안 우리가 알아 온 ‘사회주의식 계획 경제’나 ‘국영기업’과 많이 다르고 훨씬 복잡하다. 전기차와 기술 강대국으로 상징되는 중국 산업의 힘은 보조금과 소수 지분, 특혜가 어우러진 결과며 모든 것이 국가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해 온 관세 등의 수단은 너무 무디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결고리를 건드릴 수 있는 보다 정교한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중국 정부는 단순 지분 참여 및 황금주(golden shares, 소수 지분만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보유부터 스스로 보증하는 투자 기금이나 지방 정부의 토지까지 개입시켜 기업 운영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관세를 피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우위를 만들어 낸다.

화웨이도 BYD도, 정부 지원 ‘산물’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중국 1,000대 기업의 78%가 국가와 직접 소유관계에 있고, 360만 개의 기업들이 직간접, 또는 공동 소유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니까 이제까지 민간 부문의 혁신으로 알고 있던 화웨이나 BYD 같은 기업이 사실은 현금, 토지, 세제 관련 정부 지원의 산물이라는 얘기가 된다.

중국 전기차처럼 보조금의 역할이 큰 산업도 없을 것이다. 2023년에만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452억 달러(약 63조원)를 투입했는데, 이는 칩 및 과학 법안(CHIPS and Science Act, 미국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지원법)의 5개년 보조금에 해당한다. 최근 감사를 통해 4,900대의 차에 1억 4,300만 위안(약 277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으니 전체 차량에 대한 지원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전기차 산업 보조금 추이(단위: 십억 달러)(2019~2023년)

반도체 산업도 패턴은 비슷하다. 정부가 운영하는 3,440억 위안(약 67조원) 규모의 반도체 전용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6개의 국영 은행과 다수의 민간 투자자들이 연결돼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재정 긴축이 필요한 시기에도 산업정책이 유지될 수 있었다.

미국의 대중국 원유 수출(단위: 백만 달러) 추이
주: 대중국 수출(적색), 대중국 수출이 0인 달(검정), 전 세계(청색), *중국 정부의 수입 통제로 미국 원유 수출이 급감한 사례로, 중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긴밀한 연계를 보여줌

중국 기업 ‘지배구조’부터 이해해야

그렇다면 이제 경영대학원들도 정확한 사실을 가르칠 때가 됐다. 자유로운 기업가 정신이 떠받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경제 성장은 국가의 소유와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이해시키려면 우선 ‘국영기업 대 민간 기업’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중국 정부가 기업을 통제하는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방식을 들여다봐야 한다. 경제학 분야라면 과거 환경 외부효과(environmental externalities) 개념을 도입할 때와 같이 중국의 ‘보조금 회계’와 ‘지분 구조’ 과목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은 중국 정부가 다수 지분을 보유한 공급업자와 거래하다 무역법을 위반하거나 국제 연구 지원금을 놓치는 사례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EU가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본격적으로 규제하고, 해외 보조금 규정을 도입한 것을 볼 때, 해외 파트너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도 기업과 대학의 의무가 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보조금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볼 때 가능한 최선의 방법은 상대방 기업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진입하거나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기업에 컴퓨터로 판독이 가능한 기업 지배구조 자료와 5년간의 보조금 수령 내역 제출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중국을 분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합한 대응 방법을 찾아내자는 데 목적이 있음을 다시 밝힌다. 정부가 기업의 84%를 사실상 소유했다는 것은 평범한 사실이 아니다. 정당한 국가 정책과 기업의 역량이 아니라, 지분과 보조금을 통해 국가가 개별 기업에 깊이 개입하는 새로운 산업 질서를 의미한다.

따라서 대학과 기업, 정책당국은 중국 자본주의의 실체를 반영한 분석 도구를 개발해 의사 결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Networked State Capitalism and the Classroom: Rethinking the China Trade Playbook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8 months 4 week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