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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협력 관계 강화하는 中 산업계 中 싱크탱크 "한중 FTA 2단계 협상 속도 내자" 관영 매체들도 호의적인 논조 유지

중국이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산업계는 물론 정부 산하 싱크탱크, 관영 매체 등까지 적극적으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양상이다.
中 산업계의 교류 시도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 사무소가 운영하는 중국한국상회에 5곳의 중국 기업이 회원 가입 의사를 밝혔다.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위해 활동하는 경제 단체로,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대한항공 등 총 3,500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회원 가입 의사를 밝힌 중국 기업은 대부분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주력의 유통·소매 기업으로, 네트워크 확대 및 추후 한국 진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회원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업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중국 내몽골 자치구 싱안맹은 한국관광공사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싱안맹의 고위 관계자는 “관련 기업과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관광과 문화 등의 여러 분야에서 상생 발전을 이루고, 깊이 있는 교류를 맺기를 원하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 정부 부처 측에 정식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의 한 비영리 재단은 이달 말께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현재 출범 준비 중인 AI 응용 국제화 연구센터에 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어서다. 이 연구센터는 AI 모델을 의료, 미용, 교육, 물류 창고, 행정 사무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해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CAITEC도 '러브콜'
중국 측이 이처럼 한국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의 취 웨이시 부원장은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해 서비스 분야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는 회담을 통해 상품 교역 분야 개방에서 나아가 문화 등 분야에서도 개방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취 부원장은 “중국은 서비스 무역 고품질 발전 정책 등을 통해 (외국인을) 내국인 대우하고, 시장에 전권을 주는 등 서비스 시장에 대한 접근성 관련 제한을 많이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헬스케어, 실버산업 등 지식 밀집형 서비스 분야에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강한 수요가 있다”며 “14억 인구 중 상당수가 고령화됐고 이들은 소비력이 높은 만큼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우호적 태도 드러내는 관영 매체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북동부 지역은 첨단 제조업의 중심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과 중국의 협력에 새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한반도와 인접한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의 첨단 제조 산업 출하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랴오닝성은 자동차와 조선, 철강 관련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이고, 헤이룽장성은 석유화학 및 자원 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 등 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신산업 중심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첨단 제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며 중국 북동부 지역과 한국이 교역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기술 협력이나 자원 공유, 시장 협력 등으로 양국이 큰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가 모두 한국과 중국 경제 협력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이 서방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과의 산업 협력·교역 확대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광명일보도 한국에 대한 호의적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사회과학원의 둥샹룽(董向榮) 시진핑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연구센터 특약연구원은 중국 광명일보 기고문에서 같은 달 페루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은 한중이 계속 양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지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둥 연구원은 “한중 수교 이래 중국은 늘 대(對)한국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왔으며, 한국은 중국의 이웃 국가일 뿐 아니라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외자 원천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