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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역 합의 이끌어낸 美·英, 다음 주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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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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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포괄적 무역 협정 타결
日, 장관급 협상 반복하며 논의 진행 중
인도 협상은 '쾌속', 우리나라는 '정체'

미국과 영국이 성공적으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최대 145% 수준의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합의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시장은 미국이 영국과 함께 최우선 협상 목표(top targets)로 지목한 인도, 일본, 한국 등 국가의 협상 진전 상황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英, 美와 무역 합의 도출

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과 포괄적인 무역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J. D. 밴스 미국 부통령,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이 배석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유선으로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우리가 80년 전에 함께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이고, 창밖을 보면 날씨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며 “역사적인 무역 합의 (소식을) 발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다”고 했다. 이어 스타머 총리를 향해 “아주 똑똑한 팀을 갖고 있다”며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여줬고, 우리는 최고의 관계를 갖고 있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합의로 미국 수출업자들, 특히 농업·에너지 분야에서 영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크게 확대된다”며 “두 나라에 위대한 합의(great deal)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나라가 미국을 존경하고 진지한 제안을 테이블로 가져오면 미국은 비즈니스에 열려있음을 보여준다”며 “더 많은 협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 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고,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10% 기본 상호 관세는 유지된다. 이에 대응해 영국은 에탄올·소고기·농산물·기계류 등의 시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합의안에는 양국 간 비(非)관세 장벽을 줄이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패스트트랙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日의 협상 상황

미국과 영국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종료된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다음 협상 타자에 쏠리고 있다. 앞서 미국 측은 90일의 상호 관세 유예 기간 동안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 등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5개국 중 가장 먼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일본이다. 앞서 지난달 7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무역의 황금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대일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무역 협상 착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최초 사례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25분가량 진행한 전화 회담에서 관세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이후 일본과 미국은 장관급 협상과 실무 협의를 반복하며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일 양국 2차 장관급 협상이 이뤄졌으며, 2일부터는 실무급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2차 장관급 협상에서 미국산 자동차 안전 심사 기준 일부 완화, 옥수수·대두(콩)와 쌀 무관세 수입 확대 등이 일본 측의 ‘협상 카드'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인도·한국도 논의 본격화

인도도 원활하게 관세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무역 협의에서)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인도가 다음 합의에 도달할 국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도와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니 서두르지 말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2월 미·인도 간 무역 협정(BTA) 협상을 발족하며 논의의 첫발을 뗐다. 지난달에는 BTA보다 발전된 내용을 담은 무역 협상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 “USTR과 인도 상공부가 상호 무역 협상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한 업무 범위(Terms of Reference·TOR)를 최종 확정했다”며 “이번 협상이 미국 제품의 신규 시장 개방과 미국 노동자에게 해로운 불공정 관행을 해결함으로써 무역 균형, 상호주의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은 지난달 '2+2' 고위급 통상 협의 이후 △관세 △비관세 △투자 협력 △경제 안보 △디지털 무역 등 분야에서 의제를 좁혀가면서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미국 측은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구글 지도 반출과 같은 실질적 요구 사항을 먼저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구체적인 주문은 내주 예정돼 있는 그리어 USTR 대표의 방한을 전후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 체제인 한국 정부는 협상 기반을 닦고, 6월 3일 대선 후 출범하는 새 정부에 '배턴'을 넘겨 최종 의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미 협상 업무를 총괄하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절대 대선 날인 6월 3일까지 관세 협상의 결론을 낼 수 있는 절차적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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