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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불만스러워"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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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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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 푸틴과 젤렌스키에게 불만 표해"
지지부진한 휴전 협상에 가중되는 美 압박
러시아에는 관세 위협, 우크라이나엔 광물 협정 강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양국의 휴전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백악관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며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추가 관세 부과를 시사하고, 우크라이나에 광물 협정에 동의할 것을 주문하는 등 미국의 국익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불만 사항'

31일(이하 현지시각)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불만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이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이미 밝혔다"며 "그는 여전히 이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 팀도 계속해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핀란드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 후 영국을 찾은 스투브 대통령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화가 나 보였는지 질문을 받자 "화가 났다(angry)는 말은 틀린 것 같고, 짜증난(impatient) 건 확실하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휴전과 러시아가 이에 전념하지 않는다는 그의 불만(frustration)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푸틴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을 때 '아니,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것은 양국의 휴전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트럼프가 제시한 휴전 방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별로 달갑지 않은 조건들이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가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한 방안을 앞세우는 이상 논의에 속도가 붙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을 상대로 설득이 아닌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며 "트럼프가 욕심을 내면 낼수록, 감정 표현을 하면 할수록 종전 협상은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휴전 실패하면 러시아에 2차 관세"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 양국에 대한 압박을 꾸준히 더해가고 있다. 그는 30일 미 NBC 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도력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매우 화가 났다”며 “전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8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시작하려면 임시정부를 수립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협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피를 흘리는 사태를 멈추는 데 있어 러시아가 방해됐다고 판단되면, 러시아산 석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는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 50%까지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관세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베네수엘라에 2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모든 교역 과정에서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러시아에 2차 관세를 매긴다는 발언은 사실상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광물 협정 둘러싼 갈등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광물 협정과 관련한 경고를 날렸다.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30일 워싱턴DC로 복귀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희토류 거래에서 손을 떼려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며 큰, 큰 문제(big, big problems)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광물 협정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상태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26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음 주에 (광물 협정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와 함께 서명까지 할 수도 있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이 전달한 광물 협정 초안에 미국 기업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유럽연합(EU)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은 우리의 경로가 EU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며 “EU 가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것(협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물 협정을 둘러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서는 트럼프와의 대립이 조만간 다가올 대선에서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4월 말 완전한 휴전이 이뤄진 뒤 대선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해 5월 끝났지만, 전시 상황을 이유로 계엄령을 통해 집권이 연장된 상태다. 오는 5월 9일까지 계엄령이 추가로 연장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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