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이달 14~16일 뮌헨 안보회의서 종전 논의 물살 가능성 마이크 왈츠 "양측 테이블에 앉아야, 전 세계가 도울 준비" 우크라 희토류·천연자원·석유·가스 등으로 비용 회수
![](/sites/default/files/styles/large/public/image/2024/11/20241122_russia_usa.jpg.webp?itok=jsW45Rt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지원금을 회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한 가운데, 종전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악관, 우크라와 파트너십 통해 지원비 회수
9일(현지시각)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미래를 포함한 모든 이슈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비용을 회수해야 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천연자원, 석유·가스와 그들(우크라이나)이 우리 자원을 구매하는 형식의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연자원과 관련한 양국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원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힌 것에 관한 질문에는 "대통령보다 앞서 말하지 않겠다"며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민감한 대화가 많이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월츠 보좌관은 "이번 주에 우리 국무장관, 국방장관, 부통령, 유럽 특사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세부 사항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이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월츠 보좌관은 "우리는 모든 당사자를 테이블에 불러 모아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중동 지역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모두가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 협상하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우크라 무기공급 잠시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원조를 중단하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최근 무기 공급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종전을 앞당기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달부터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614억 달러(약 8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이 포함된 예산안 처리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예산안 협상이 해를 넘겼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고갈을 여러 차례 경고하며 공화당에 안보 예산 처리 협조를 재차 압박했으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자국 국경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내세우면서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대반격에서 사실상 실패한 것과 미국 내에서 전쟁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ites/default/files/styles/large/public/image/2024/11/Ukraine_Russia_PE_20241114.jpg.webp?itok=FVQyPGmI)
푸틴 대통령 "종전 협상할 준비돼 있다"
푸틴 대통령도 전쟁 종전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함께 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준비에 대한 언급을 믿는다”며 “우리는 언제나 이 문제에 열려 있고, 협상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현실에 입각해, 만나서 차분히 얘기하는 것은 우리에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이 “도둑맞지 않았다면” 2022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언급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동조하는 발언도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종전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그(푸틴)는 사람들이 죽는 것을 멈추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정상이 몇 번이나 통화했는지를 묻자 “말하지 않는 게 낫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전장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죽은 사람들 전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당신의 아이들과 같다”며 “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전쟁에서 숨졌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연말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조건으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모든 제재 해제,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주에서 우크라이나의 완전 철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 및 중립국화, 우크라이나 군사력 감축 등을 내세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종전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그 측근들은 현 전선에서 전투 동결, 러시아 점령지의 실질적 인정,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등을 밝혀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현 전선에서 동결한 뒤 양국 국경 사이에 “강력히 요새화”하는 비무장지대화 설치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휴전과 종전을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서방의 평화유지군 파견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평화유지군에 미군 참여는 꺼리고 있으며 러시아 외교부도 현 전선의 동결 및 평화유지군 파견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보이고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