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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등에 미사일 발사 인더스 조약 중단하고 댐 수량 늘리기도 파키스탄 "인더스강 손대는 것은 전쟁 행위"

인도가 파키스탄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파할감 인근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을 계기로 양국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한 것이다. 미사일 공격을 받은 파키스탄은 인도 전투기를 격추하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인도-파키스탄 '전면전'
7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새벽 자국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파키스탄 당국도 인도가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5곳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인도 전투기 최소 5대를 격추한 상태다. 반면 인도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신두르 작전에서 전투기를 한 대도 잃지 않았다고 답했다.
양국의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를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당시 테러로 인해 관광객 등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에 인도는 파키스탄을 테러 배후로 지목, 인도 내 파키스탄인 비자를 취소하고 파키스탄과 상품 수입·선박 입항·우편 교환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제재에 나섰다. 이에 파키스탄은 연관성을 부인하며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무역 중단, 인도인 비자 취소 등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원 관련 갈등도 불거져
인도는 최근 파키스탄으로 가는 물줄기를 막으며 도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6일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동쪽에 위치한 잠무카슈미르주의 체나브강 수력발전 댐인 바글리하르 저수지와 살랄 저수지의 비축 수량을 늘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파할감 테러 사건을 계기로 '인더스 조약' 중단을 선언한 인도가 첫 번째 가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인더스 조약은 지난 1960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세계은행 중재 아래 체결한 국제적 약속으로,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흘러 들어가는 인더스강 6개 지류를 파키스탄이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파키스탄은 인도가 댐의 수량을 늘릴 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지난 3일 무함마드 칼리드 자말리 주러시아 파키스탄 대사는 러시아 관영 방송에서 “인더스강 물을 막거나 돌리려는 시도는 파키스탄에 대한 전쟁 행위”라며 “핵전력을 포함해 모든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시프 국방장관도 “공격 행위는 단순히 대포나 총알을 쏘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인도가 인더스강 강물을 막거나 다른 곳으로 돌릴 경우) 굶주림과 갈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관계 '시한폭탄'이었다?
양국의 갈등이 눈에 띄게 격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 충돌이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양국 관계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상태였다"며 "파할감 테러는 그럴듯한 무력 충돌의 계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적대적 관계는 수십 년 전 인도(힌두교)와 파키스탄(이슬람교)이 종교에 따라 쪼개지면서 형성됐다. 첫 격돌은 두 나라로 분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1947년 카슈미르를 두고 벌어졌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의 경계에 있는 산악지대다. 면적은 약 22만㎢로 한반도와 비슷하다.
카슈미르 주민들은 이슬람교를 믿는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희망했지만, 카슈미르의 당시 영주 마흐라자 하리 싱이 힌두교도였기 때문에 통치권이 인도로 넘어갔다. 이후 그해 10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은 무장 부족 집단이 주도인 스리나가르를 침공했다. 이는 이듬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면전으로 이어졌다. 양국은 1949년 유엔의 중재를 거쳐 휴전했지만, 카슈미르는 파키스탄령(아자드-카슈미르)과 인도령(잠무-카슈미르)으로 분단됐다. 1949년 정한 휴전선은 1972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심라협정’에 따라 정전 통제선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6년 전부터 양국의 무력 충돌이 다시 시작됐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인도 공군은 1971년 이후 처음으로 정전 통제선을 넘어 파키스탄을 공습했다. 같은 해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 테러 조직을 지목, 미라주 전투기 12대를 투입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이에 파키스탄 공군기는 인도 공군기를 격추했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재차 군사적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