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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2법 제도개선 첫 토론회 제도 폐지 등 4개 대안 제시 "전세가 상승 등 부작용 많아"

정부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제도 손질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임대차 2법은 전세 세입자의 거주 기간을 늘리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이중 가격 문제와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을 발생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의 용역을 받아 제도 폐지를 포함해 계약 때 자율권 부여 등 네 가지 대안을 제시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 등으로 혼란스러운 전월세 시장에 이중 가격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세가 차등화 등 각종 방안 제시
26일 국토부와 국토연은 세종에서 ‘임대차 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임대차 2법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면서 도입 이후 발생한 시장 왜곡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도록 균형 잡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차 2법은 2년 계약에 2년을 갱신해 임차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인상 상한을 5%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로 구성된다. 국토연에 따르면 임대차 2법 도입 후 갱신 계약 증가로 신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아졌다. 도입 직후인 2021년 서울 아파트 평균 신규 전셋값은 ㎡당 765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갱신 전셋값은 662만원으로 1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전셋값 차가 8,652만원에 달했다.
가격 상승과 갱신 계약에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연은 네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제도를 없애는 폐지안은 기존 전세시장의 이중 가격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만, 정책 변화로 인한 국민 피로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상한율과 갱신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은 지역별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전세 계약 때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자율권을 주는 방안도 제시됐다. 갱신 때 갈등이 해소될 수 있지만, 서울 같은 공급 부족 지역에선 임대인의 협상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상한요율을 기존 5%에서 높이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국토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국회와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야당 "시장 불안 키운다" 반발
전문가들도 국토연이 제시한 개선 방안 중 '임대차법 폐지', 즉 완전한 원상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도입한 지 4년이 넘은 제도를 백지화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어서다.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1회 계약을 하면 4년간 임대료 상승 폭이 제한되기 때문에 임대인들이 4년 치 상승분을 선반영해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을 제시해 왔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 법 시행 이전인 2020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85%였지만 시행 하반기엔 5.47%로 올랐다. 하지만 이 외에도 수급 불균형, 민간 임대 공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더군다나 법을 개정하려면 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야당은 당시 입법을 주도해 왔던 만큼 꾸준히 임대차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개정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안착 단계에 들어간 임대차 제도를 흔들어 전세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2법은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도입한 법안인데, 이를 다시 되돌리는 것은 주거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민주당 '전세 10년 보장법' 제안, 임대차 2법 개편 '안갯속'
야당은 오히려 현행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현재 2+2년인 계약갱신청구권을 10년으로 대폭 확대하고, 신규 계약에도 5% 상한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입자 보호를 한 층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임대인의 전세 사고율에 따라 대출한도에 차등을 두고, 직장과 가까운 곳에 주택 분양 기회를 제공하는 주택분양 예약제 등도 정책에 담겼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선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갱신이 보장된다면, 임대인들은 그 기간 동안의 물가상승과 시세 변동을 예상해 초기 계약 시 10년 치 인상분을 한 번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전세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 2법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결국 '시장 안정화'다. 정부 측은 너무 강한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보는 반면, 야당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임대차 2법의 개편 방향은 여야 간 힘겨루기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 2법 완화를 추진해도, 과반이 넘는 거대 야당이 계속 강하게 반발하면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 측의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유리한 정책은 결국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