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자 증가 폭 5년만에 최소, 중소기업도 동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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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소기업 취업자 증가 폭 둔화
대기업 취업 비중도 10%대, 5년 4개월 만에 최소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및 최저임금 인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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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등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대기업 취업자 증가 폭이 5년여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경기 부진 여파로 취업자 증가 현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서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달 대기업 취업자, 4,000명 증가에 그쳐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31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9년 2월(-1만4,000명)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대기업 취업자는 증가 폭이 축소돼 지난해 7월(9만5,000명)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3월 5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 1만6,000명 등으로 줄어들었다.

대기업 취업자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감소하지 않고,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대기업 취업자가 27만1,000명 늘어 관련 통계가 있는 2004년 이후 증가 폭이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가세를 겨우 유지하는 정도 수준이 된 것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대기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2,890만7,000명 중 대기업 취업자 비중은 10.8%로 낮아졌다. 이 비중은 2020년 10월(10.1%)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지난해 12월(11.0%) 11%도 돌파했다.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올해 3월 11.1%, 4월 11.0%, 5월 10.9%에 이어 지난달 더 떨어졌다.

지난달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2,579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명 늘어 두 달 연속 10만 명을 밑돌았다. 중소기업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 30만4,000명에서 4월 21만7,000명으로 줄었고, 5월 6만4,000명으로 대폭 축소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이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많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5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13만5,000명 줄어 2015년 10월(14만3,000명) 이후 8년 8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일도 구직도 안 하는’ 대졸 400만 명 기록, ‘역대 최대’

먼저 대기업 취업자가 줄어든 배경에는 비경제활동인구(이하 비경활)의 증가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자는 올해 상반기 40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000명 늘었다. 이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다. 구직시장을 떠난 사유로는 육아·가사·연로·심신장애 등 다양하다.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고용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쉬었음’도 비경활에 포함된다.

최근 전체 비경활의 감소세에도 대졸 이상 비경활은 증가세가 뚜렷하다. 대졸 이상 비경활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상반기(404만8,000명) 처음 400만 명을 넘어선 뒤 이듬해 큰 폭(-13만6,000명)으로 줄었지만 최근 다시 2년째 늘고 있다. 전체 비경활 인구는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이후 3년째 줄고 있으며, 특히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비경활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남에 따라 전체 비경활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25.1%를 기록, 처음 25%를 넘어섰다.

대졸 비경활 증가세는 20대가 주도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 청년층(15∼29세) 비경활 인구는 59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명 늘었다.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대졸 비경활이 늘어난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하다.

실제로 고학력 비경활 인구는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늘고 있고, 특히 최근 1년 이내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단기 비경활’ 비중이 크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이들은 구직시장을 떠나기 직전 도소매·사업시설 관리 등 업종에서 주로 일했고 직업군·종사상지위 기준으로는 사무직·단순노무직·임시직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문가나 기술이 있는 고학력자는 일자리를 잃어도 비경활로 빠지지 않고 구직 시장에 남아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질이 나쁜 일자리에 있던 고학력자일수록 구직을 포기하거나 재교육 등을 위해 구직 활동을 접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청년·고학력자 중심의 비경활 증가세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서 상당 부분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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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알바천국

기업 과반, 최저임금 인상에 ‘직원 신규 고용 축소 및 중단’ 고려

중소기업 취업자 증가 폭 둔화는 최저임금 부담에서 기인했다. 알바천국이 기업 회원 171명을 조사한 결과 87.7%가 내년 최저임금 1만30원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인상률은 1.7%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지만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은 알바천국의 2022년(75.9%), 지난해(74.8%) 조사보다 컸다.

불만족스러운 이유(복수응답)는 “동결이나 인하를 희망했다”(42%), “업종별 차등적용을 원했다”(38%),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었다”(34.7%) 등이 뽑혔다. 기업의 88.3%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향후 직원 고용 및 사업장 경영 환경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 전망한 것으로, 직원을 5명 이상 고용(92.0%)한 기업이거나 비수도권(91.6%) 기업일수록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복수응답)으로는 △인건비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58.9%, 복수응답) △직원 신규 고용 축소 혹은 중단(57.0%) △쪼개기 알바 채용 증가(56.3%) 등이 꼽혔다. 근로기준법상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는 하루 일당의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해 기업회원들은 직원 한 명을 긴 시간 고용하기보다 15시간 미만씩 일할 ‘쪼개기 알바’를 고용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