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원자력 르네상스, 尹 ‘원전 세일즈’ 박차 “바카라 이후 15년 만의 쾌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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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세계 최고 기술력 韓 원전" 피력
'30조원' 체코 우선협상 선정 설득도
릴레이 정상회담 '원전 세일즈'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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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가 체코와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4개국과 원전 수출을 타진했다. 이 가운데 체코는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이달 중에는 성사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세계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원전 수출 타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원전의 우수성에 대해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의 신규 원전 4기 건설에 입찰, 프랑스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체코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믈린에 각각 2기씩 총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규모는 총 30조원에 육박한다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전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지원도 가능하므로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을 수주하면,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추가 원전 도입을 추진하는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우리 원전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외 반도체·핵심 광물 협력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첫날인 이날 일본을 비롯한 7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韓 원전 수출 확장 ‘전초기지’ 폴란드 수주 가능성도↑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폴란드와도 원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022년 10월 말 폴란드 민간발전사인 ‘제팍(ZE PAK)’ 및 폴란드국영전력공사(PGE)와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폴란드에 한국형 신규원전(APR1400) 2기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다. 한수원은 이르면 연내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PGE, 제팍과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원전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1월 새해 첫 출장지로 폴란드를 찾아 현지에서 기술력과 과거 실적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가지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폴란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비롯해 서유럽까지 수출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동유럽 지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의식이 강하다. 더욱이 원전 수요는 특히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 추세에 놓여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생산설비는 2020년 375GW(기가와트) 규모에서 이후 줄곧 우상향해 2050년 631GW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루마니아에서도 2,600억원 규모의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수주했다. 또 2조5,000억원 규모의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 개선 사업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폴란드는 한국의 원전 수출을 유럽으로 확장하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며 “동유럽뿐만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등 서유럽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폴란드에서의 원전 수주 실적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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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 위치한 힐튼 소피아호텔에서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이 임석한 가운데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일리얀 테르지예프 불가리아 건설협회장(오른쪽)이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성공적 수주에도 ‘총력’

또 다른 동유럽 국가인 불가리아의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사업비 18조7,000억원 규모의 원전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통령궁에서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면담하고 보이코 보리소프 GERB(제1당) 총재, 델리얀 페브스키 MRF(제2당) 총재와 각각 만남의 자리를 갖는 등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 기반을 다졌다.

루멘 라데프 대통령은 회담 자리에서 “현대건설이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불가리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그룹과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수많은 성과를 보여준 현대건설과 대형원전은 물론 차세대 원전을 포함한 원자력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하고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수력 및 에너지저장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5, 26일(현지시간) 양일간 불가리아 소피아에 위치한 힐튼 소피아 호텔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했다. 이번 로드쇼는 현대건설의 유구한 역사와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전 분야의 세계적인 시공역량을 홍보하고, 현지 원자력 유관기관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을 위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자 마련됐다. 25일 열린 본행사에는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한 양국의 정부 주요 관계자와 현지 원전 및 건설업계, 연구기관, 언론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본 행사에 앞서 마련된 비즈니스 테이블에서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델리안 도브레프 국회 에너지위원장, 스타니슬라프 아나스타소프 국회 환경위원장, 페툐 이바노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사장 등이 함께 자리해 코즐로두이 원전의 성공적 사업 수행 의지를 표명하고,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이날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건설협회(The Bulgarian Construction Chamber), 불가리아 현지 종합건설기업 GBS(Glavbolgarstroy)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현지 업체와의 기술교류 △우수 협력사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 개발 △원자력 외 현지 프로젝트 공동 참여 △현지 CSR 및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공동 추진 등에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한 이후 계약 이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계약을 앞두고 성공적 수주 마중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