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거래량 급등, 주택 공급 감소·전셋값 상승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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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 1만186건, 2년 9개월 만에 최대치
이남 지역 매매가격 상승, GTX-A 개통 호재에 신고가 경신도
서울 전셋값 상승에 '갈아타기' 랠리,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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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 주택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인접 지역에서 재건축 등 호재가 발생한 것이 유인 동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생아 특례대출 적용 대상이 9억원 이하 매물로 한정된 탓에 상대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낮은 경기도권으로 수요가 몰렸단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서울 인접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

9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총 1만1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8월(1만3,479건)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으로, 주택 매매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2월(5,649건)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6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6일 집계 기준)도 9,448건에 달했다. 신고일이 25일가량 남아 있단 점을 고려하면 6월 거래량은 5월 거래량마저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과천, 성남, 하남, 광명, 안양, 용인 등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부쩍 늘었다. 특히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과천의 5월 거래량은 95건으로 2년 전인 2022년 동월(11건) 대비 9배 가까이 늘었다. 성남의 경우 지난 5월 640건이 거래되면서 지난해 12월 거래량(191건)의 세 배를 넘어섰고, 6월 거래량도 700건으로 5월 거래량을 이미 넘겼다.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호가가 오른 분당구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28건에서 5월 438건으로 급증했고, 수정구의 거래량은 동기간 35건에서 105건으로 훌쩍 뛰었다. 서울 강동구와 인접한 하남의 6월 거래량은 284건으로 지난해 12월(107건)의 2.5배 수준까지 올랐고, 이밖에 광명(2.39배), 안양(2.19배), 용인(2.07배) 등도 거래량이 작년 12월의 두 배 이상 올랐다.

매매가격도 상승세, 과천시 매매가 상승률 9.4%

거래량뿐 아니라 매매가격도 오르는 모양새다. 직방에 따르면 수도권 전체로 볼 땐 최근 1년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4% 떨어져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지만, 수도권 이남 일부 지역은 매매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과천이었다. 직방의 ‘수도권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과천시는 지난 4월 기준 아파트 3.3㎡당 4,968만원을 나타내며 1년 새 매매가격이 9.4% 올랐다. 과천 다음으로는 화성시(8.0%), 성남시 분당구(5.8%), 수원시 영통구(5.5%), 하남시(4.5%), 용인시 수지구(4.2%) 순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과천시 내에선 별양동에 위치한 주공4단지의 가격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별양동 주공4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은 5,541만원으로, 지난해(4,095만원) 대비 35% 급등했다. 주공4단지는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로, 지난 3월 전용 72㎡ 타입이 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화성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이슈로 주목받으면서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특히 3월 GTX-A 노선 개통 호재로 동탄역 근처에 위치한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동탄역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의 경우 지난 2월 전용 92㎡타입이 신고가 11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은 지난 3월 전용 71㎡ 타입이 10억원, 전용 96㎡타입이 14억2,000만원으로 각각 면적별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입지 요건을 바탕으로 국지적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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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인허가 비율 32%, 공급 감소 가시화 수순?

이처럼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는 양상이 포착되자 업계 일각에선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량 감소 문제가 우회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지역 매물이 줄어든 탓에 인접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비중이 늘어났단 것이다. 실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공급 수행계획 대비 실적(인허가)은 전국이 82.7%,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 69.4%, 99.3% 수준일 때 서울은 32.0%에 불과했다.

전셋값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금리로 주택 매매를 미뤄왔던 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 혹은 갈아타기에 나섰단 것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주택 매매시장이 위축되면서 경기도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주택 등) 매수자 수는 지난 1월 7만915명에 그쳤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3월 1만295명까지 매수자 수가 오르며 1만 명대를 회복했고, 4월엔 1만5,945명으로 지난 2021년 5월(1만7,742건)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월 말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이 경기도 거래량 증가에 일조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아파트 1채당 평균 매매가격이 11억9,000만원을 넘어선 서울과 달리 경기도에선 신생아 특례대출 적용 대상인 9억원 이하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도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9억원 이하 비중은 89.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