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무색하게 낙후됐던 중랑구,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으로 변화의 싹 돋았다

서울시 중화 재정비촉진지구, 17년 만에 변경됐다 가로주택정비사업·모아타운 건설 추진 등 활성화될 듯 공중선 정비 사업·아파트 건축 사업 등 시행한 중랑구, ‘상전벽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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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중화동과 목동 일대 중화 재정비촉진지구/사진=서울시

서울 중랑구 중화동과 목동 일대에 지정된 중화 재정비촉진지구가 17년 만에 변경된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중화1구역과 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을 모두 제척하겠단 계획이다. 구도심이 신축 아파트 대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민들의 마음도 설렘으로 가득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중화 재정비촉진지구 제척 결정안 원안 가결

서울시는 지난 18일 제6차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화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제척) 및 중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그간 51만㎡ 규모의 중화 재정비촉진지구는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4개소,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1개소가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주민 반대 등으로 1·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에 서울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지역 여건과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이번 변경안을 의결했다.

앞으로 해제된 구역에선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따로 이행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모아타운 추진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상태에서도 모아타운을 추진할 수는 있지만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 있다. 모아타운은 서울시가 오는 2026년까지 신규 주택(모아주택) 3만 호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이다. 사업 추진 절차가 길고 복잡한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모아타운의 절차는 훨씬 간소해 일명 ‘나 홀로’ 아파트를 방지하는 대안으로 꼽힌다.

이번 중화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을 통해 그간 중화동·묵동 주민들이 염원해 온 정비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로주택정비사업 인·허가 기간이 줄어들고 민간 정비계획 수립비용도 절감될 전망이다. 향후 모아타운으로 지정될 경우 제각각 이뤄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인한 난개발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역세권인데, 방치 후 낙후된 중화목동지역

사실 중화목동지역생활권은 지역의 대부분이 역세권이다. 6·7호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등이 생활권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미래의 GTX-B까지 중화목동지역생활권에 접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화목동지역생활권에는 5층 미만의 주거용 건축물기 94%로, 아파트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역의 장점이 상당 부분 묻히는 경향이 짙다.

중화목동지역생활권은 서울 내에서도 상당히 낙후된 지역 중 한 곳이지만, 막상 재개발 자체는 계속해서 지연돼 왔다. 앞선 지난 2020년 중화목동지역에 대한 재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년 새 다세대주택 가격이 50% 넘게 급등한 사례도 있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신규 아파트 공급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 중랑구 면목본동 일대 모습/사진=네이버 지도

중화목동지역에도 ‘변화의 바람’ 분다

다만 최근 들어선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8월 중랑구는 중화목동지역생활권의 공중선 집중정비 사업을 펼쳤다. 당초 해당 지역의 전선은 서로 엉키고 섥히는 등 매우 복잡한 형상을 띠고 있었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못한 탓인데, 어지러이 흩어진 전선은 지역의 이미지를 더욱 낙후시켰다. 이에 중랑구는 묵1동에 위치한 묵동제일교회 인근과 중화1동의 중랑중학교 인근 총 32.7km 구간의 전신주 799기와 통신주 249기를 정비하면서 지역 재개발의 기초를 다졌다.

아파트도 짓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중랑구는 주택 공급 및 재정비 사업으로 한창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3월 면목동 527번지 일대, 중화동 122번지 일대에 공공재개발 공사가 시작됐고, 망우 1구역(양원-망우역 사이)에선 공공재건축이 이뤄졌다. △면목동 69-14번지 일대 △망우동 461번지 일대 △사가정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면목역 일대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등 민간재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모아타운 사업 추진도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매년 1회 자치구별로 노후주택과 기반 시설 정비 사업을 공모하는데, 중랑구에선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은 7개 지역이 정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정비 사업도 4건이 추진 중이며 2건이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중랑구청 관계자는 “저희가 공모 신청을 해도 정책 기조에 따라서 선정된다”며 “모아타운으로 방향을 틀다 보니 재개발, 재건축보단 모아타운이 향후 3~5년까지는 활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개발이 이뤄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치구 내 생활환경 개선 계획도 마련됐다. 서울시 ‘2030 서울생활권계획’에 따르면 중랑구는 3개 지역생활권(신내망우·면목·중화묵동) 이슈에 맞는 목표를 설정했다. 예컨대 신내·망우 지역생활권은 △북동부 신 경제중심지 조성 △여건 변화를 고려한 주거지 관리 방안 마련 △경전철 신설과 녹색교통네트워크를 통한 연계교통 개선 △주요산 주변 특화자원을 활용한 관광명소 육성 △지역 내 유휴공간 활용과 지상철 주변 경관 개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

면목동 69-14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해당 지역엔 최대 35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1,45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의 면목동은 낡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불법 주정차 차량도 많아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신속통합기획안을 통해 이 같은 구도심이 신축 아파트 대단지로 상전벽해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