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발표될 ‘뒷북’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 왜 이제야?

명확한 날짜는 아직, 20일 실내마스크 관련 조정안 발표 확진자 수 감소, 국민 면역력 증가에 따라 판단할 것, 현재 긍정적 의료기관·요양시설·대중교통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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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18일, “오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이하 중대본) 회의를 통해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에 대한 추진일정과 범위를 결정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조치가 현실화가 될 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실내마스크 해제 여부 20일 발표 예정, 확진자 수 감소세

이 장관은 18일 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겨울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서 방역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 평균 확진자 수는 4만2,000명으로 3주 연속 감소세에 있으며,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총 439명으로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은 68.5%로 다소 여유 있는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동절기 추가 접종률 역시 총 61.2%로 당초 목표치인 60%를 달성해 긍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은 “최근 국내 방역상황과 신규 변이 유행 등 외부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으며 “이번 설 연휴 기간을 안전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지난 13일 발표한 ‘설 특별 방역·의료 대책’과 함께 ‘설 특별 교통대책’도 마련해 빈틈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설 연휴에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 방역 인력 2,100여 명을 추가로 배치하고, 휴게소 혼잡정보를 사전 제공하는 등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고 편리한 귀성·귀경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휴게소 혼잡안내시스템 20개를 가동하고 혼잡정보 도로전광판을 표출하며, 교통분산을 위해 도로전광판 2,755대와 옥외전광판 3,194대 등을 사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설 연휴 동안 대면접촉 및 이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나쁜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장관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고향 방문 전 건강상태를 미리 확인하시고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하며, “아직 동절기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60대 이상 국민께서는 가급적 설 연휴 이전에 접종을 마쳐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전 세계 대다수, 마스크 의무화 폐지,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은?

실내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작년 9월부터 제기되었던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격리 의무도 실내마스크 착용 완화와 함께 단계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겨울철 유행상황이 안정화 되면 다시 논의해보겠다며 대답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당시에는 호주, 체코, 라트비아, 뉴질랜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코스타리카, 터키, 헝가리,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에서 실내마스크를 해제한 상태였다.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등의 국가는 코로나19 격리 의무도 5일로 단축했으며, 프랑스와 폴란드는 격리 의무를 없애고 권고로 지침을 변경했다. 

해외 마스크 규제와 국내의 차이점은 국민들의 자발성이다. 해외의 경우 마스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범죄자들이 착용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고, 역으로 호흡곤란을 야기한다는 사례도 있어 의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였던 지난 2020년부터 개인마다 자발적으로 철저하게 마스크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실외마스크 의무조치가 해제되었지만, 증상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도 정부의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되었다. 눈에 띄는 감소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해제하게 된다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층, 특히 60대 초반, 면역 저하자, 감염 취약시설 이용자와 종사자, 만성질환 보유자들 간의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착용이 어린이들의 발달장애를 야기한다는 점, 또래집단을 형성하는 데 겪는 어려움, 피로도 증가, 전 세계적인 마스크 해제 기류, 코로나 엔데믹으로의 전환으로 국민들이 공유하던 마스크 의무에 대한 감정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실내마스크 해제를 검토해왔으며, 시기상조 아니냐며 일부 우려하는 국민들에 대해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당장 해지해도 국민 정서상 무분별한 감염 확산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자문단장은 당초 발표했던 실내마스크 해제 기준 요건 4가지(2주 연속 확진자 감소세, 위중증 환자 사망률 안정화, 병실 가동률, 감염 취약시설 접종률 60% 이상·60세 이상 고령자 접종률 50% 이상) 중 60세 이상 고령자 접종률을 제외하고는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말했다. 남은 요건 역시 현재 34%의 접종률을 보이며 앞으로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완전히안심할 단계 아니지만, 코로나19 완화 조치 이후 관광수요 기대

이처럼 실내마스크를 해제한다고 해서 완전히 코로나19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본, 홍콩, 대만 등 우리나라가 비교적 역점을 두고 있는 나라들이 확진 감소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일본의 경우 사망자는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관련 조치들이 완화될 경우, 국내 경제에는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괌은 지난 2022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들어갔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코로나19에 대해 주민들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하며, 완화 조치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또한 야시장, 순회 관광버스, 관광지 등 개장이 활발해짐에 따라 관광으로 인한 수입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를 관광대국 원년으로 삼고 예산을 1조2,295억원 투입해 적극적으로 관광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올해가 K-컬처가 이끄는 국가도약과 번영의 원년이라며 ▲관광시장 회복 및 재도약 ▲한국 관광 매력 및 편의 제고 ▲ 미래 관광산업 선도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광 분야 회복을 위해서는 관광객들이 쉽게 입국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관광사업 분야를 지원하고 관광지 조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충분히 안전하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엔데믹 기류에서 다소 뒤처져 있지만 안전한 조치와 적절한 판단, 관광업 재개, 입국 관련 정책 조정 등을 통해 다시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