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자율주행 레벨 4 상용화 앞뒀지만, 관련 제도 미비

2027년 자율주행 레벨 4 상용화, 독일 일본 선례 확인할 것 올해 말 현대 자율주행 레벨 3 출시, 국토부 안전기준 개정도 추진 레벨 4 상용화 위해선 데이터 축적 및 제도적 기반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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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자율주행 차량/사진=현대자동차

1일 국회도서관은 ‘독일과 일본의 자율주행 레벨 4 관련 입법례’를 소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란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이며, 자율주행 레벨 4는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운전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자율주행차 6단계 분류, 오는 27년까지 레벨 4 상용화할 것

자율주행차 레벨은 총 6단계가 있다. 미국 연방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레벨 0부터 레벨 4까지 5단계로 구분했으나, 미국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 이하 SAE)에서 초안과 수정안으로 레벨 0에서 레벨 5까지 6단계로 세분화된 내용을 발표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레벨 0은 자율주행 단계가 아니므로 제외하고, 레벨 1부터 5까지 자율주행의 발전단계를 세분화했다. 레벨 1은 운전자 보조단계로 주행 시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보조하는 수준이다. 주행 책임은 운전자에 있으며 속도와 방향도 항상 통제해야 한다. 레벨 2 역시 운전자의 주변 상황 주시와 적극적인 주행 개입이 필요하며, 특정 조건에만 시스템이 주행보조를 돕는다. 레벨 3은 제한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레벨 3을 허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레벨 4부터는 주행 책임이 시스템에 있다. 고도 자동화 단계로 정해진 도로 조건의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악천후 등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레벨 5는 완전 자동화 단계로, 차량의 시스템이 운전자를 대신하며 탑승자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이다.

국회도서관, 독일과 일본의 자율주행 레벨 4 관련 입법례 소개

이번 국회도서관의 독일과 일본에 관한 입법례 소개가 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자율주행 관련 입법에 세계적으로 가장 앞장서고 있다. 자율주행 레벨 4와 관련해서는 2017년과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 ‘자율주행자동차 승인·운행령’ 제정을 통해 입법적 정비를 하고 있으며, 기술적 안전 역시 보장하기 위해 기술감독과 제조사 의무를 상세히 규정했다. 또 사고방지시스템 규정을 통해 인간 생명 최우선의 원칙을 명시하고, 정보처리 관련 사항도 법제화했다.

일본의 경우 2019년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자율주행 레벨 3을 규정했다. 2022 4월 재개정을 거쳐 자율주행 레벨 4의 무인 허가제를 도입했으며, 특정자동운행에 대한 정의 마련 및 관련자가 준수해야 할 교통 규정과 행정처분을 지시했다.

올해 말 레벨 3 기술 탑재된 차량 출시, 국토부 법 개정 속도 내 

국토부는 지난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레벨 4 상용화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다. 이에 자율 주행 본격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혁신과 자율주행 모빌리티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선도국가를 위한 산업 생태계도 조성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선 사고기록 시스템 구축 및 분석을 비롯해자율주행 운전자 주의 의무 완화자율주행 기능 사전교육 의무화자율주행 통신 사이버 보안대응 규정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또 한국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이 측정한 국내 자율주행 누적 주행거리는 지난 1월 기준 72만㎞에 불과하다. 주행데이터 축적도 중요한데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위해 최대한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를 마련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어 필수적이며 업계에서는 사고율이 2% 미만으로 떨어져야 로보택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이 적용된 G90이 출시된다. 기존 기술은 레벨 2~2.5로 ‘차량 운행 보조 장치’로 분류되었다. 일반자동차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장치를 단 개조 차량은 많지만, 출시부터 자율주행이 탑재된 건 국내 최초이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산업 활성화를 위해 레벨 3 자율주행차 안전기준 개정도 추진한다. 기존에는 고속도로 출구 등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시점에서 15초 전에 운전 전환을 요구했지만, 개정안은 복잡한 운행 상황 등을 감안해 자동차를 안전하게 정지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작사가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발표한 대로 자율주행 분야를 전 세계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법 개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기업들의 기술 혁신에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또 국회도서관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독일과 일본의 선례를 따라 정비가 필요하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우리나라가 2019년 자율주행자동차법 제정 및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 3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독일과 일본에서 유용한 참고 자료를 얻어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